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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맥 끊긴 조선시대 '과거 시험용 한지' 제조법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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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림과학원·경상대·경북대·조현진한지연구소 공동연구

연합뉴스

전통 한지 '시지'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연합뉴스) 유의주 기자 = 조선시대 과거 시험용으로 사용했으나 제조법이 전해지지 않아 명맥이 끊긴 전통 한지 '시지'(試紙) 제조기술이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 의해 재현됐다.

16일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시지는 '명지'(名紙)라고도 불리며 답안이 작성된 것은 '시권'이라고 하는데, 조선 시대에 만들어졌던 한지 종류 중 최고급에 속한다.

조선시대(총 518년)에는 모두 2천68회, 연평균 4회의 과거가 치러졌다. 1840년대 이후 1회 평균 과거 응시자 수는 13만∼15만명이었고, 1879년 21만3천500명으로 최다 응시자를 기록한 것으로 전한다.

이를 고려할 때 시지 소비량은 상당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당시에는 시험지를 응시자가 직접 준비해야 했는데, 사람들은 더 좋은 시지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는 경상대 인테리어재료공학과, 경북대 문헌정보학과, 조현진한지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통해 실물 시권 유물 33점과 한국학자료센터의 디지털화 시권 유물 267건에 대한 특성을 분석해 시지 제조법을 밝히는 데 성공했다.

모양은 가로형과 세로형 두 가지가 있으며, 가로형은 세로형을 2장 또는 그 이상 이어붙여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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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한지 '시지'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로형의 평균 크기는 가로 81㎝, 세로 124㎝로 현재 생산되는 일반적인 전통 한지 크기(세로 63㎝, 가로 93㎝)보다 훨씬 큰 것으로 확인됐다.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는 이번에 조사된 결과를 바탕으로 국가무형문화재 신현세 한지장에게 의뢰해 전통 방식에 준한 공정으로 시지 제작에 착수했다. 현재 한지 뜨는 공정까지 마무리됐고 전분 처리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손영모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장은 "고급 한지 제조기술을 응용하면 부가가치 높은 새로운 용도 창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ye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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