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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춘추전국시대 돌입에… 유료방송 '개방형 셋톱박스' 경쟁도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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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애플TV플러스(애플TV+)’와 ‘디즈니플러스(디즈니+)’가 잇따른 국내 상륙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가열되고 있다. OTT 시장이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하면서 인터넷TV(IPTV)와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다양한 OTT 확보를 위한 개방형 운영체제(OS) 셋톱박스 전환도 덩달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다양한 OTT 유치하자” 개방형 셋톱 늘리는 유료방송 사업자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구글 안드로이드 TV OS 기반 IPTV 셋톱박스 비중은 95% 이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유료방송 1위 사업자인 KT의 안드로이드 셋톱박스 비중이 30% 수준으로 알려진 것과 비교하면 확장성 면에서 강점을 가진 셈이다.

LG유플러스는 높은 안드로이드 셋톱 비중을 앞세워 지난 12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와의 IPTV 독점 제휴도 체결했다. LG유플러스는 디즈니+ 제휴를 맞아 IPTV와 OTT를 결합한 요금제를 선보였다. 새로 출시되는 IPTV 전용 요금제인 ‘프리미엄 디즈니+’는 월 2만4600원(3년 약정, 인터넷 결합 기준)에 U+tv와 인터넷, 디즈니+의 콘텐츠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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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는 자사 고객들이 IPTV에서 편리하게 디즈니+를 즐길 수 있도록 이용자화면(UI)을 개편하고 전용 리모콘도 개발했다. U+tv 셋톱박스 자동 업데이트 방식으로 디즈니+를 제공하고, 바로가기 버튼을 탑재한 리모컨을 통해 원스톱으로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 측은 “국내 IPTV 사업자 중 가장 높은 비중의 안드로이드 OS 기반 셋톱박스를 보유하고 있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셋톱박스의 경쟁력은 실제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3분기 IPTV 매출과 누적 가입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2.4%(3290억원), 8.8%(526만5000명) 늘었는데, 회사 측은 “스피커형 셋톱박스인 '사운드바 블랙'과 글로벌 OTT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와 제휴 기대감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KT도 최신형 셋톱박스를 들고 반격에 나섰다. KT는 지난 8일 올레tv용 셋톱박스 '기가지니A'를 출시했는데, 국내에서 최신버전인 안드로이드 TV OS 11을 탑재한 셋톱박스는 기가지니A가 처음이다. 임대료는 3년 약정 기준 월 3300원이다. KT 관계자는 “최근엔 OTT가 각광을 받으며 다양한 OTT를 이용할 수 있는 오픈형 셋톱박스 수요가 늘어 그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앞으로도 시장환경과 소비자의 니즈, 사용패턴 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셋톱박스 전략을 가져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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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는 애플과 손잡고 지난 4일 셋톱박스 ‘애플TV 4K’를 국내 독점 출시했다. 애플 tvOS로 구동되는 애플TV 4K에는 '애플TV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돼 있어 이를 통해 애플의 OTT 애플TV+는 물론 디즈니+와 웨이브, 왓챠, Btv 등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가입해 이용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애플TV 4K를 월 6600원, 36개월 할부(판매) 형식으로 제공하는데, 애플TV 4K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기존 ‘스마트3’ 셋톱박스에도 애플TV 앱을 지원해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했다.

개방형 셋톱박스의 도입은 비단 IPTV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케이블TV 딜라이브는 2016년 7월 셋톱박스 ‘OTT 박스(OTTv)’를 선보였다. 현재 넷플릭스와 웨이브, 왓챠 등이 탑재돼 있는데, 지난달 말 기준 누적 56만대의 판매고를 기록 중이다. 딜라이브 측은 “새로운 플랫폼이 다양하게 등장하면서 기존 사업만으로는 가입자 축소를 막을 수 없었다”며 “최근 개방형 셋톱박스의 확대는 시장의 파이가 넓어진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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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브, OTT 박스 'OTTv'


기존 가입자 방어부터 신규 가입자 유치까지… 비용 면에서도 유리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개방형 셋톱박스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단연 기존 가입자 ‘락인(lock-in·묶어두기)’과 신규 가입자 유치 때문이다. 최근 유료방송 가입자가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고객들은 기존 유료방송보다는 OTT 등 새로운 서비스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상원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장은 “복수 OTT 이용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등 향후 몇 년 동안은 유료방송 플랫폼에서는 다양한 OTT를 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게 경쟁력의 중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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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애플TV 4K'


비용 측면에서도 개방형 셋톱박스가 유리하다. 폐쇄형 셋톱박스는 사업자들이 OS 개발부터 유지·관리를 직접 해야 하는 만큼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숭실대 교수)은 “안드로이드와 애플 TV OS는 성능이 뛰어나 안정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으면서 가격은 싸다"며 "여기에 확장성이 뛰어나 다양한 시도도 할 수 있으니 도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셋톱박스 시장의 미래가 마냥 밝은 것만은 아니다. 향후 스마트TV의 보급이 늘어나면 셋톱박스의 기능을 스마트TV가 대부분 포함하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은 “궁극적으로 셋톱박스와 TV 시장은 합쳐질 것으로 보이고, TV는 커다란 태블릿PC처럼 기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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