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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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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봉하마을 찾은 윤석열 "정치보복, 그런 공작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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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일 전남 목포시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찾아 김 전 대통령 실물 크기 사진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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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게서 국민통합의 정신을 잘 배우겠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11일 전남 목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거듭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민주화를 상징하는 두 대통령을 한날 기리며 중도 외연을 확장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 윤 후보는 '전두환 옹호 발언'을 사과하기 위해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한 직후 목포로 이동한 뒤 하루 동안 한반도 동서를 넘나드는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가는 곳마다 지지자와 반대파가 모여들어 구름 인파를 이뤘는데 윤 후보는 이들에 대해 "모두 존중한다"고 했다.

먼저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찾은 이날 오전 목포시민사회단체 일동 명의의 현수막을 내건 시민 20여 명은 "국민을 개로 아느냐" "진정한 사과 없이 광주와 남도인들에게 사죄했다고 하지 말라"며 항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개 짖는 소리를 확성기로 크게 틀어놓기도 했다. 여기에 맞불을 놓듯 지지자들은 북을 치며 "정권교체 윤석열" 등을 연호했다. 윤 후보는 양쪽의 격렬한 목소리를 모두 들으며 기념관에 입장했다. 방명록에는 '국민통합으로 국가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의 초석을 놓으신 지혜를 배우겠습니다'라고 남겼고, 약 30분에 걸쳐 김 전 대통령의 생애와 노벨평화상에 관한 전시물을 관람했다.

윤 후보는 이처럼 자신에 대한 지지와 비판이 공존하는 데 대한 생각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다 존중한다. 그분들은 그분들 입장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제가 차기 정부를 맡게 되더라도 저를 반대하는 분들에 대해서 다 포용하고 국민으로 모시며 국가 정책을 펴나가겠다"고 말했다.

보수 정당 후보지만 호남에 대한 애정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과거에 (광주지검에) 근무도 했고 오래전부터 이 지역에 친구도 많아서 호남이 어색하지 않다"며 "늘 친근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곳"이라고 했다. 지역 갈등 문제에 대해서는 "모든 지역이 균형 있는 발전을 통해 경제 성장과 번영에서 소외되지 않아야 하고, 국가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공직자들도 여러 지역에서 기회가 제한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또 "'김대중 정신' 하면 가장 먼저 내세울 수 있는 것이 국민통합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목포 구도심의 한 횟집에서 DJ계 정치인들과 비공개 저녁식사를 했는데, 그는 이 자리에서도 "김대중 대통령님은 중도실용주의, 화해와 포용의 정신을 바탕으로 동서 화합과 남북 화해 협력을 실천하셨다"며 "DJ 정신을 제대로 배우면 나라가 제대로 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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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남긴 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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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에도 지지자 수백 명이 모였지만 헌화와 분향 등 참배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윤 후보는 노 전 대통령 묘역의 너럭바위에 새겨진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라는 노 전 대통령 어록을 물끄러미 쳐다보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국민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으신 분, 특히 젊은 층 청년 세대의 사랑을 많이 받으신 분"이라며 "소탈하고 서민적이고 국민에게 다가가는 대통령이셨다"고 추억했다. 그는 이어 "기득권과 반칙, 특권과 많이 싸우셨다"며 "국민통합이란 게 용서해야 하는 통합도 있지만 부당한 기득권을 타파함으로써 통합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통합을 강조한 것과 관련해 '집권 후 문재인 정권에 정치 보복을 안 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정치 보복은 정치가 아니라 공작이기 때문에 그런 공작은 안 한다고 분명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고 평가하느냐'는 질문에는 "국민 여러분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만 답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최근 취재진 질문에 응하지 않는 것과 비교해 계속해서 직접 입장을 표명할지 묻는 질문도 나왔는데, 빙긋 웃으며 "대통령이 돼서도 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윤 후보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당연히 만남을 요청했지만 시간 일정이 맞지 않아 이날 예방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날 광주 출신 민형배 민주당 의원이 "윤 후보가 봉하에 가려면 검찰 조직을 대표했던 분이니 과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논두렁 시계 조작 사건' 같은 것에 대한 사과는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선 "저는 더 이상 검찰을 대표하는 사람이 아니고 그럴 생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목포·김해 =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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