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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누진다초점렌즈 1위 호야, 대리점 대상 '갑질'로 과징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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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판매점에 렌즈 공급 말라" 부당한 거래제한…과징금 5천700만원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TV 제공]


(세종=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국내 누진다초점렌즈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한국호야렌즈가 대리점에 할인판매점 물건 공급을 금지하고 영업지역을 할당하는 등 '갑질'을 한 사실이 적발돼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8일 한국호야렌즈가 구속조건부 거래행위와 재판매가격 유지행위 등으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해 과징금 5천700만원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최근 5년(2015∼2019년)간 국내 누진다초점렌즈 시장점유율이 약 40%로 업계 1위인 호야렌즈는 2017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대리점이 할인판매점에 누진다초점렌즈를 납품하지 못하게 막았다.

대대적인 할인·홍보 정책을 펴는 할인판매점에 누진다초점렌즈 물량이 들어갈 경우 호야렌즈가 직거래하고 있는 안경원이 가격 경쟁에서 밀릴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호야렌즈는 대리점의 할인판매점 공급 금지를 위해 모든 대리점에 공문·전화로 '불응하면 출하 정지 등 조치가 가능하다'고 통지했고, 할인판매점에서 직접 렌즈를 구매해 제품 고유번호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대리점의 할인판매점 거래 여부를 감시했다.

대리점이 할인판매점에 렌즈를 공급한 것을 적발했을 때는 '재발 시 공급계약 해지 등에 민·형사·행정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확약서를 받았다.

호야렌즈는 자신들의 직거래 안경원과 대리점 간 거래도 금지했다. 대리점이 직거래점에 더 싸게 렌즈를 공급하면 자신들의 직거래 유통에 가격 경쟁 압박이 온다고 봐서다.

특히 직거래점에 렌즈를 공급한 대리점에는 영업 중단도 요구했다.

호야렌즈는 또 대리점별로 영업지역을 설정하고 이 지역을 벗어나 거래한 대리점에 대해서는 물품 공급 중단과 계약 해지가 가능하게 했다.

호야렌즈가 대리점별 영업지역을 설정한 것은 대리점 영업 범위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직거래 안경원 영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호야렌즈는 11개 대리점에 안경원 물품 공급 시 '공급가격표'를 준수하도록 강제했고 일부 렌즈에 대해서는 대리점이 과도한 할인판매를 할 수 없도록 할인율도 정해줬다.

호야렌즈의 대리점 대상 각종 '갑질'을 적발해 과징금을 물린 공정위는 "이번 조치로 개별 안경원의 가격 경쟁이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고가로 판매되는 누진다초점렌즈에 대한 소비자 부담도 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har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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