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성당·교회, QR코드·체온점검 '분주'…한강공원·경복궁도 북적
조계사 대웅전 앞에 모인 신도들 |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이승연 조다운 기자 =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후 첫 주말인 7일 종교 활동 제한이 크게 완화된 가운데 서울 주요 종교시설은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서울 종로구 조계사는 초삼일 기도를 위해 모인 신도들로 북적였다.
이달 1일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된 이후 조계사는 대웅전 내부 기도 인원을 평소 수용 인원의 50% 수준인 150명으로 확대했다.
대웅전 앞 야외 마당에도 신도들이 기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200여석이 마련됐는데 오전 10시가 되기 전 이미 자리가 찼다.
김정자(81)씨는 "모이지 못하게 할 때는 혼자 절 한구석에 서서 기도드리고 가기도 했는데 다시 모여서 기도할 수 있게 되니 참 좋다"면서도 "요즘 백신을 다 맞고서도 돌파 감염이 일어난다는 이야기가 들리다 보니 걱정도 된다"고 했다.
명동성당도 이날 오전 10시 미사를 앞두고 약 300명의 신도가 몰리면서 성당 4개 벽면 중 3개 벽면을 둘러쌀 정도로 긴 줄이 만들어졌다.
명동성당은 1일부터 백신접종 여부 등에 상관없이 선착순 600명까지 대성당에서 진행되는 미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성당 한쪽에는 QR코드가 없는 신도들을 위해 수기명부 작성을 도와주는 창구가 두 군데 운영됐다.
항상 미사 시작 1시간 전부터 와서 기다린다는 이본영(89)씨는 "명동성당을 50년째 다니는데 코로나 때문에 유튜브로 봐야 할 때는 너무 속상했다"며 "현장 미사가 재개된 후로도 인원 제한이 있어 선착순 입장을 하지 못할까 봐 늘 일찍 나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도 오전 11시 예배를 앞두고 신도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성도 등록증을 찍고 체온점검 등을 하는 절차가 자리를 잡아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들어가면서도 큰 혼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다만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인원과 들어가는 인원이 동시간에 몰릴 때는 다소 혼잡했다.
고등학생 박예원(19)양은 "5개월간 온라인 예배를 드리다가 오랜만에 나왔다"면서 "다들 백신도 맞았고 예배당 안에서 거리두기도 잘 지켜지는 만큼 생각보다 걱정은 안 된다"며 웃었다.
교회 관계자는 "성도 등록증에 백신 접종 완료 증명을 받고, 접종 후 14일이 지난 신도들만 예배당에 들어갈 수 있게 관리하고 있다"며 "대성전 수용 인원 1만2천명 중 오늘은 6천명 정도 온 것 같다"고 전했다.
붐비는 휴일 경복궁 |
서울 경복궁과 여의도 한강공원도 단풍 나들이객으로 북적였다.
친구와 함께 경복궁에 온 변모(16)양은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티켓 줄이 길었다"며 "저희는 아직 백신을 맞지 않아서 사람이 몰린 공간에 있으면 여전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여의도 한강공원에도 적게는 2명, 많게는 8명씩 모인 시민들이 3∼5m가량 거리를 두고 돗자리를 편 채 가을바람을 즐겼다.
두 살 아들을 안고 있던 40대 이상민씨는 "사람이 북적이는 실내는 아직 아기를 데리고 가기엔 무리라고 생각해 야외를 택했다"며 "다들 거리를 두고 앉아서 크게 걱정은 안된다"고 말했다.
여의도 더현대서울의 식당과 카페는 대부분 만석이었으며, 한 유명 카페는 대기인원이 244명에 달했다.
지난달 미국에서 입국해 백화점을 처음 방문했다는 20대 김모씨는 "입국 직후에 미국과 비교해 한국 사람들이 많이 억눌려있다고 느꼈다"며 "정부가 방역수칙을 완화한 만큼 인파가 몰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 시내에서는 17개 시민·사회단체가 총인원 1천400여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열었다.
학교부터노동교육운동본부는 오후 2시 서울시청 앞에서 499명 규모의 집회를 열어 지난달 6일 현장실습 중 사망한 홍정운 군을 추모했고 이주노동자평등연대도 전태일 열사 51주기를 맞아 오후 1시부터 전태일다리에서 99명이 참여한 집회를 연 뒤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까지 행진했다.
한때 서울 시내 주요 길목에는 경력이 배치되는 등 행진으로 인한 긴장감이 감돌았으나 별다른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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