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간 외교채널 통해 애로사항 전달…수출전 감사절차 조기진행"
현지 모니터링 및 다른 나라통한 수급 가능성 검토
경제안보 TF 신설…"향후 확대해나갈 것"
경유차량 운행에 필수적인 요소수 품귀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4일 경기도 부천시의 한 요소수 제조업체에 물량 소진으로 ‘요소수 판매 무기한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걸려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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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외교부는 요소수 품귀현상 해결을 위해 수출 전 검사절차 조기진행과 가계약 물량의 조속한 반입 등을 위해 중국 측과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단기간 해결은 어려울 전망이다. 갈수록 중요해지는 공급망 재편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외교부는 ‘경제안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외교부는 한중 간 다양한 외교채널들을 통해서 중국 내 유관 각 부문에 대해 우리 측 희망사항을 지속적이고 구체적이며 밀도있게 제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는 요소, 암모니아를 전량 수입하고 있는데 이 중 70%를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다. 문제는 중국이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의 수출 전 검사를 의무화하면서다. 사실상 심사를 통해 요소 수출을 제한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외교부는 주중 공관과 주한 중국대사관 등 각급 외교채널 등을 통해 애로상황을 전하고 현지 모니터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요소를 생산하는 다른 지역을 통한 수급 가능성 등도 파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런 외교적 노력에도 이같은 현상이 단기간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이 이번에 수출 제한 조치를 한 것은 한중간 정치·외교적 이슈로 인해 발생한 것이 아닌 중국 내 수급 상황에 의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요소는 석탄이나 천연가스 같은 연료에서 나오는 암모니아에서 추출한다. 호주와의 외교 갈등으로 호주산 석탄을 수입 금지하고 있는 중국은 석탄 발전 감소, 이에 따른 전력난, 마그네슘 생산 감소까지 그 여파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요소는 농사용 화학비료의 주성분으로 쓰이는데 내년 봄 농번기에 쓸 비료 부족과 겨울철 난방 문제를 우려한 중국정부가 요소 수출을 막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다른 나라를 통한 요소 수입 역시 여의치 않다.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에 두 번째로 요소 수출하는 인도네시아 역시 중국처럼 요소 수출을 금지한 상태이다. 또 천연가스 가격 역시 급격하게 상승하며 유럽산 요소수 가격도 상승 추세를 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를 통해 수출을 재개한다고 하더라도 그 물량이 들어오는 시점은 내년 초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공급망 교란에 따른 문제점이 발생하면서 선제적 대응 필요성을 절감한 외교부 역시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 지난 1일 양자경제외교국 산하에 신설된 경제안보TF는 김진동 양자경제외교국 심의관이 TF장을 맡고 각 과에서 서기관들이 차출돼 4명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주요국 정책과 동향을 모니터링해 국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를 초기에 감지하고 분석하는 ‘조기 경보관’ 역할을 도맡을 예정이다. 예를 들어 주요국에서 노동·환경 기준을 두는 새로운 법안이 추진될 때 이를 미리 파악하고 사전에 영향을 분석한 뒤 한국의 우려 등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금까지는 주요국과의 양자채널을 통해 현안을 논의했으나 최근 흐름은 공급망 문제와 첨단기술, 수출통제, 투자심사, 인프라투자, 인권·환경·디지털 등 다양한 이슈들이 상호 연결되며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지역과 기능별로 점검했던 외교 이슈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다른 과들과 유기적 협력할 방법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 속 미국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기존 공급망 재편에 나서며 동맹과 우방국들에게 중국 의존도를 줄여나갈 것을 간접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 변화 등으로 사회·경제 전반의 재편이 일어나면서 에너지 가격이 뛰는 것 역시 우리나라가 하루빨리 이 이슈에 대응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외교부는 점점 중요해지는 경제안보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TF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지금은 TF에 머무르지만, 향후 예산과 인력 보강을 통해 국(局) 조직으로 키우고 각종 세미나와 워크숍을 통해 국내외 전문가 풀(pool)도 점차 늘려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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