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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25년 전 H.O.T. ‘전사의 후예’ 또렷이 되살아나다…SM과 유튜브, 옛 K팝 뮤비 리마스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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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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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와 유튜브의 ‘리마스터링 프로젝트’를 통해 4일 공개된 H.O.T.의 ‘전사의 후예’ 뮤직비디오. 25년 전 뮤직비디오가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통해 비교적 선명하게 되살아났다. 유튜브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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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날 짓밟았어. 하나 남은 꿈도 다 가져갔어.” 1996년 학교 폭력의 현장을 고발한 그룹 H.O.T.의 데뷔곡 ‘전사의 후예’ 뮤직비디오가 선명하게 눈앞에 펼쳐졌다. 25년 세월의 흔적이 완전히 걷힌 건 아니지만 H.O.T. 멤버들의 앳된 얼굴들을 어렵지 않게 알아볼 수 있었다.

SM엔터테인먼트와 유튜브가 손잡고 1990년대와 2000년대 K팝 뮤직비디오 리마스터링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국내 K팝 팬들에겐 흐릿하게만 남아 있던 추억의 뮤직비디오를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기회가, K팝의 역사를 궁금해 하는 해외 팬들에게는 새로운 즐길거리가 될 전망이다. K팝 산업의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SM엔터테인먼트와 유튜브는 4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갖고 K팝 뮤직비디오 리마스터링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리마스터링은 음반이나 뮤직비디오의 음질·화질을 향상하거나 녹음 방식을 바꾸기 위해 기술적 작업을 하는 것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H.O.T., 신화, S.E.S., 보아 등 자사의 1세대 K팝 아티스트의 뮤직비디오와 음원을 300편 이상 선보일 예정이다. 쿨, 엄정화, 백지영, 브라운아이즈, 클론, 룰라 등의 콘텐츠도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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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와 유튜브가 4일 ‘리마스터링 프로젝트’ 발표 간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대표, 그룹 에스파(aespa)의 카리나와 지젤, 이선정 유튜브 전무.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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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대표는 해외 K팝 팬들이 K팝의 역사를 궁금해 하기에 이르렀고,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은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팬들이) K팝 신보뿐 아니라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과거 음반까지 찾아 듣고 구매한다”며 “신규 팬덤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고, 늦게 ‘입덕’을 한 만큼 과거에 어떤 것이 나왔는지 복습하며 즐거워하는 현상이 보인다”고 말했다. 팬들이 K팝의 역사와 발전 과정을 보면서 “(K팝의)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K팝 팬들이 ‘프로슈머(생산자이면서 소비자)’의 특성을 지닌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팬들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고) 댄스 커버 챌린지, 리뷰, 리액션, 세계관 해석 등 콘텐츠를 만든다는 게 K팝만의 특징”이라며, 리마스터링 콘텐츠들이 또 다른 프로슈밍의 계기가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SM엔터테인먼트가 생산한 뮤직비디오는 “SM이 추구하고 바라는 모든 것을 담은 가장 소중한 자산이자 K팝의 역사, SM의 헤리티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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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와 유튜브의 ‘리마스터링 프로젝트’를 통해 4일 공개된 H.O.T.의 ‘전사의 후예’ 뮤직비디오. 25년 전 뮤직비디오가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통해 비교적 선명하게 되살아났다. 유튜브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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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 코헨 유튜브 글로벌 음악 총괄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한국 아티스트들은 언제나 유튜브를 잘 활용해 왔고, 나는 한국 아티스트들을 ‘유튜브 박사’라 부른다”며 “(덕분에) 지난 수년간 K팝은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한류 현상’으로 시작한 K팝은 글로벌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이선정 유튜브 음악 파트너십 담당 전무는 “K팝은 유튜브와 함께 다양한 최초의 순간을 만들어냈다”며 협업 배경을 밝혔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 콘텐츠 중 최초로 20억 조회수를 돌파하며 유튜브 조회수 집계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됐고, 한국이 미국 외 국가에서 처음으로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가 제작된 국가라는 점, 한국에서 처음으로 ‘유튜브 쇼츠 챌린지’가 열린 점이 언급됐다. 이 전무는 “1990년대와 2000년대 K팝 콘텐츠를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음악 팬들에게 알리고, K팝의 지속적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리마스터링을 주제로 한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도 오는 12월 공개된다. SM엔터테인먼트의 최신 걸그룹 에스파(aespa)가 S.E.S.의 ‘드림스 컴 트루’를 재해석한 콘텐츠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에스파의 카리나와 지젤은 “어릴 때부터 많이 듣고 따라부르던 곡”이라며 “어떻게 하면 원곡을 살리면서 에스파의 느낌을 추가할 수 있는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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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와 유튜브의 ‘리마스터링 프로젝트’를 통해 공개될 예정인 S.E.S.의 ‘드림스 컴 트루(Dreams Come Ture)’ 뮤직비디오. 1998년 발표된 곡이다. 유튜브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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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 오전 10시에 선명해진 옛 뮤직비디오들이 공개된다. SM엔터테인먼트의 아티스트들 외에도 유튜브가 오감엔터테인먼트·지니뮤직·콜랩아시아·한국음반산업협회 등 유통사·기획사와 협력해 콘텐츠를 발표한다. 이날은 ‘1990년대 댄스를 대표하는 한국가요’를 주제로 클론, 룰라, 유피(UP), 벅, 엄정화, 샵, 스페이스 에이, 코요태, 백지영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됐다. 이 전무는 “앞으로 4주 동안 다양한 주제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기술적 부분이 가장 난제였다. 이 대표는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컴퓨터그래픽(CG)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던 기술적 한계를 극복”했다며 “뮤직비디오들을 순차적으로, 한 땀 한 땀 작업하고 있다”고 했다. 또 “20년 이전의 원본 소스를 찾는 과정이 제일 어려웠다”며 “자사가 보유한 베타 테이프와 방송국들의 협조를 얻어서 가장 좋은 소스를 확보했지만 기술과 포맷 차이가 크다 보니 기술적 어려움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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