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일하는 사람을 위한 기본법의 올바른 입법방향 정책토론회 개최
코로나19 이후 기존 노동법 사각지대 근로자에 대한 사회안전망 설계
“기본법은 근로기준법의 보충적 성격…일하는 모든 사람 노동법으로 포괄”
“노동자와 자영인 구별의 모호함 문제는 노동자성 등이 풀어야 할 과제”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2022년 대선 노동정책 기획토론회가 열리고 있다.(사진=최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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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성 성신여대 법학과 교수는 4일 한국노총 대선 노동정책 기획토론회에서 ‘일하는 사람을 위한 기본법의 올바른 입법 방향’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일하는 사람을 위한 기본법은 현재 주요 정당 대선 후보들의 핵심 노동 공약이다. 이 법은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을 중층적 보호체계로 보호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디지털화로 플랫폼종사자가 급증하고, 코로나19로 프리랜서나 자영업자 등의 피해가 큰 상황에서, 이들을 기존 근로기준법으로 보호할 수 없다는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무엇보다 일하는 사람을 위한 기본법은 기존 노동법과의 관계에서 잔여적, 보충적 지위에 있는 것”이라며, “근기법 등 기존 노동법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모든 일하는 사람을 노동법으로 포괄하기 위한 도구”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이어 노동법 사각지대에 있는 근로자를 법적으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 “제한된 노동법의 보호를 받는 중간범주를 만드는 방식은 마땅히 노동법의 전면적 보호를 받아야 하는 일하는 사람을 중간범주로 포섭해 노동법의 보호를 박탈하는 메커니즘으로 기능하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범주를 창설하는 방식이 아니라 보다 넓은 범위의 일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보호 입법을 추진하는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권 교수는 또 이같은 입법 방향에 대해 노동계에서 근기법에 비해 보호의 수준이 낮다는 반론이 나올 수 있다며 “보호의 수준이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기본법을 통해 모든 일하는 사람을 노동법이라는 보호의 범주로 포괄하고 공식화시키는 것은 근로자가 아닌 일하는 사람에 대한 주무부처를 공정거래위원회나 법무부에서 고용노동부로 변경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권 교수는 “기본법 입법은 ‘근로자 대 자영인’의 구별선의 모호함이라는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근로자와 자영인을 포괄하는 안전판을 설치하자는 발상”이라며 “현행법상 노동자와 자영인 구별의 모호함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노동자성 증명책임의 전환’이나 ‘근기법, 노조법 상 노동자성 판단기준’ 등이 풀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박은정 인제대 법학과 교수는 ‘일하는 사람을 위한 기본법’을 택배대리점주, 가맹점주 등까지 포함하도록 외연 확장과 집단적 권리 선언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또 송명진 한국플랫폼프리랜서공제회의 사무국장은 비정형노동자들에 대한 보편적·기본적 권리보장에 입각한 기본법 제정의 시급함을 주장했다.
정길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은 “기본법은 보호법제로서의 성격보다 권리보장법제로서의 성격으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라는 의견을 피력했고, 조성주 정의당 정책위 부의장은 ‘시민’의 권리로서 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아울러 한진선 고용노동부 디지털노동TF 과장은 “기본법에 대해 고민했었고, 보호가 필요한 사람이라는 점에서는 모두가 공감할 것”이라며 “그러나 필요한 보호가 무엇인지 계약상 권리를 보호할 것인지, 노동법으로 보호할 영역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 과장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플랫폼종사자 보호법도 같은 쟁점이 적용된다”며 “이 법도 근로기준법을 대체한다는 의도는 없고, 사회안전망으로서 기층에 깔아두는 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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