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이은 갑작스러운 홍수와 폭풍우. 지구촌은 극단적인 기후 변화에 시달리고 있다. 구석구석 스며드는 이런 변화는 인간 세상뿐 아니라 동식물 생태계까지 동시다발적으로 교란했다.
해수면 온도의 상승은 해파리의 개체 수 증가를 불러일으켰다. 땅에서는 기온 상승으로 박테리아와 균류 같은 토양 미생물의 대사 속도가 빨라지면서 메탄 등 강력한 온실가스가 배출됐다.
온난화는 갈수록 심해지고, 지구는 점점 피폐해져 간다. 지구는 이렇게 속절없이 디스토피아로 전락하고 말 것인가.
기후 저널리스트이자 기상학자인 에릭 홀트하우스는 신간 '미래의 지구'(교유서가)에서 디스토피아가 아닌 희망적인 지구의 모습을 제시한다. 그는 2020년부터 2050년까지 10년 단위로 인류가 기후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희망의 30년 서사를 증언한다.
저자는 다양한 미래학자·기후학자·생물학자·경제학자·기후운동가들과 나눈 인터뷰를 통해 지구와 인간의 공존을 그린다. 다만 그러려면 인류의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저자에 따르면 2020~2030년에는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이 거리로 나와 기후 위기에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 기후 운동가들은 미국의 그린뉴딜 정책을 출발점으로 더욱 강력한 변화를 산업계와 사회에 요구한다. 정책 입안자들은 화석연료 보조금을 없애고 사회기반시설을 공공화한다.
2030년에서 2040년에는 '관리 경제'로 경제가 전환된다. 2030년대에 이르면 후기 자본주의 시스템이 야기한 불평등·인종차별·빈곤이 더욱 악화하고, 각국 정부는 이런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 관리 경제로 시스템을 전환한다는 것이다.
2040년대에는 탄소배출이 정점을 찍는다. 그러고 나서 탄소 중립 사회가 실현된다. 더 나아가 '네거티브 배출 기술'을 확립해 대기 중에 떠도는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인다.
"내가 확신하는 단 한 가지는 어떤 형태가 됐든 간에 혁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혁명의 정의와는 무관하게, 앞으로 수십 년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의 모든 것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수준의 변화다. 오래된 세계는 죽었다. 앞으로 다가올 세계는 우리에게 달려있다."
신봉아 옮김. 264쪽. 1만6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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