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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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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여력 없다"는데…이재명 연이틀 "재난지원금 더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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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과 김부겸 국무총리(왼쪽)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문제를 놓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은 전당대회를 앞둔 지난 7월, 당 대표에 출마했던 김 총리가 경기지사였던 이 후보를 찾아갔던 모습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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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대선 후보와 임기 말 정부와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문제를 놓고 양측이 공개적으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다.

3일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거론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구상에 대해 “당장은 재정 여력이 없다. 올해 예산이 두 달이면 집행이 끝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 총리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재정 당국 입장에서는 쓸 수 있는 재원이라는 게 뻔하다”며 “이 주머니, 저 주머니 막 뒤지면 돈이 나오는 그런 상황은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반면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첫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 민생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전 국민들의 삶을 보살피고 경제도 활성화할 수 있는 재난지원금의 추가 지급 문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주시기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전날 선대위 출범식 연설에서 “정부를 믿고 방역에 적극 동참하신 국민들께도 합당한 지원을 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의지를 연이틀 나타낸 것이다.

이날 김 총리와 이 후보의 엇갈린 발언을 두고 민주당 안팎에선 “드디어 이재명식 정책 드라이브가 시작된 것이냐”고 술렁댔다. 여당 후보로 당을 이끌게 된 이 후보가 확장적 재정정책에 힘을 실으면서, 상대적으로 재정 건전성을 중시해 온 정부와의 갈등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



이재명, 재난지원금 ‘띄우기’…국채 발행 가능성도 시사



이 후보는 최근 이틀에 한 번꼴로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의사를 밝히고 있다. 당내 경선 후보들과의 면담을 모두 마친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엔 “앞으로 선진국 또는 세계 평균을 최소한 넘어서는 보상 혜택도 추가돼야 한다”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을 예고했고, 지난달 31일엔 “1인당 100만원은 해야겠다고 생각하는데, 현재 48만~50만원 가까이 지급됐다. 추가로 최하 30만~50만원 정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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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첫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재명 대선후보가 의사봉을 쥐고 회의를 주재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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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날은 “(한국이) 가계부채 비율은 높아졌지만, 국가부채 비율은 전 세계에서도 가장 낮은 비정상 상태가 된 것 같다. 국가부채 비율이 크게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도 인지할 필요가 있다”며 국채 발행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그렇다고 빚을 막 늘리자는 뜻은 전혀 아니다”라고 덧붙이긴 했지만, 추가 세수를 국가채무 상환에 활용하겠다는 재정 당국의 입장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25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추가 세수를 활용해 국민들의 어려움을 추가로 덜어드리면서 일부를 국가채무 상환에 활용함으로써 재정 건전성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비 침체→부채 증가’ 끊자는 李…野 “이재명식 폭주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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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일 경기도 부천시 부천테크노밸리 U1센터에서 진행된 ‘K-웹툰의 역사를 다시 쓰는 웹툰작가들과 만나다’ 간담회에 참석해 웹툰 작업공간을 둘러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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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가 재난지원금에 무게를 싣는 것은 자신의 핵심 공약인 ‘전환적 경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당장 돈을 풀어 경기 침체를 어느 정도 해소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한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최종 종착지는 경제 대전환이지만, 그 마중물로서 확장적 재정 정책이 계속 필요하다는 게 후보 생각”이라며 “자영업 지원 정책과 재난지원금은 패키지로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코로나 이후 한국의 가계소비가 70조원가량 줄어들고, 소상공인의 부채가 예상치보다 70조원가량 늘어난 점을 이 후보 측이 주목했다고 한다. ‘소비 침체’가 자영업자들의 부채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은 불가피하다는 구상인 셈이다. 이 후보는 이날 국내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국가의 공적 이전소득, 즉 국가의 가계 지원이 세계에서도 가장 적은 정책적 환경 때문”이라며 “적정 규모의 가계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것을 통해서 가계를 보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야권에서 “금권 선거”라는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재난지원금이 당장 내년도 예산에 반영되기는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많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 후보의 발언에 대해 “이재명식 폭주정치가 속도를 내고 있다. 대책 없는 공약을 뱉고 있는 것”(임승호 대변인)이라고 했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지금은 재난지원금 시간이 아니다. 손실보상의 시간이고 위드코로나를 빈틈없이 준비하는 데 예산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 없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세목을 만들려면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

여권 일각에선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정부와의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선대위가 출범하자마자 여권 내부가 예산 문제로 전면전을 치르는 상황은 후보나 당·정 모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양 측이 수용 가능한 공감대를 찾아나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날 김 총리는 이 후보의 30만~50만원 재난지원금 발언에 대해 “후보가 공약한 거야 정부로서는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고, 이 후보 역시 이날 오전엔 김 총리 발언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할 말 없다. 죄송하다”고만 답하며 자리를 떠났다.

다만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도 부천시 부천테크노밸리 U1센터에서 진행된 ‘K-웹툰의 역사를 다시 쓰는 웹툰작가들과 만나다’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예산이란 남아서 하는 경우 없고 언제나 부족한데, 선후·경중을 결정하는 게 예산 정책”이라며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의사를 다시 강조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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