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세로 카스토르 스키장. /사진=트립어드바이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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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가능성과 관련, "교황님이 아르헨티나, 따뜻한 나라 출신이기 때문에 겨울에는 움직이기 어렵다고 알고 있다"고 했던 발언이 미국에서 뭇매를 맞았다. 청와대가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맞춰 교황이 방북할 가능성이 낮은 이유를 대는 과정에서 교황의 출신국을 거론했다가 사실상 '논리의 비약'이란 비판을 받은 것이다.
미국의소리(VOA)는 3일자 "'교황 방북' 여전히 회의적...성사된다면 억류 한국인 석방에 영향력 발휘해야" 제하 기사에서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이 박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아르헨티나에 스키장이 있다는 것을 아느냐"고 반문했다고 보도했다.
VOA는 "실제로 아르헨티나의 관광도시 바릴로체에 있는 파타고니아 스키 리조트에서는 지난 2017년 7월 영하 25.4도를 기록하기도 했다"며 "교황의 방북을 가로막는 요인은 이처럼 '날씨'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게 워싱턴의 중평"이라고 전했다. 교황 방북의 걸림돌이 되는 요인이 날씨라기보다 인권·코로나19(COVID-19) 등 다양한 현안과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는 논리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VOA에 "교황 방북 가능성에 여전히 회의적"이라며 "김정은이 교황을 실제로 초청할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어 "교황이 방북해 인권 관련 성명이라도 낼 경우 정통성이 위협받게 될 김정은이 교황을 초청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로버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도 VOA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국경 봉쇄와 최근의 미사일 시험 발사, 그리고 모든 유럽 국가들의 평양주재 공관 폐쇄를 고려할 때 지금 당장 교황의 방문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수행 중인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전화 인터뷰에서 진행자로부터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등을 계기로한 교황의 방북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교황과 아르헨티나를 연결짓는 답을 했다. 박 대변인은 "여러가지 노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시기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말도 했다.
아르헨티나는 남부에 '만년설'을 품은 나라일 뿐 아니라 스키 등 동계 스포츠를 앞세워 한국과 우호를 높인 전력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아르헨티나 대한민국대사관 홈페이지를 조회해보면 2018년 2월 해당 대사관은 평창올림픽 홍보를 위해 아르헨티나올림픽위원회와 공동으로 '한-아르헨티나 올림픽역사 사진전시회'를 열었다. 주 아르헨티나 대한민국 대사관홈페이지는 루지, 스노보드,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 등 종목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이 확정된 아르헨티나 대표 선수 6명의 이름을 소개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는 비록 소규모지만 대표팀을 파견했을 뿐 아니라 남북 관계에 대한 기대도 밝혔다. 주 아르헨티나 한국 대사관 트위터는 2018년 1월 "임기모 주 아르헨티나 대사는 23일 대사관을 방문한 헤라르도 웨르테인 아르헨티나 올림픽위원장과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며 "웨르테인 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릭픽이 남북관계에 기여하고 평화적인 올림픽이 될 것을 확신한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남한과 북한 가운데 남한과만 단독 수교 관계에 있는 나라다. 한국과는 1962년 수교했고 북한과는 1973년 수교했다가 1977년 북한 공관원 무단 철수 사건으로 단교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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