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의회 대표단이 3일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사 홈페이지 캡쳐 |
유럽연합(EU) 의회 대표단이 처음으로 대만을 공식 방문했다. 이들은 3일간 대만에 머물며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비롯한 대만 최고위 당국자들을 면담할 계획이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는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프랑스 라파엘 글뤼크스만 의원을 단장으로 한 EU 의회 대표단이 3일 오전 7시10분쯤 대만 타오위안(桃園) 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 등이 보도했다.
이번 방문은 EU 의회 내 ‘외국의 EU 민주주의 절차 간섭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 차원에서 이뤄졌다. 이 위원회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중국과 러시아의 거짓 선전 활동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지난해 9월 출범했으며, 현재 33명의 EU 의원이 속해 있다.
방문단은 EU 의원 7명과 의회 관계자 6명 등 모두 13명으로 꾸려졌다. 방문단을 이끄는 글뤼크스만 의원은 EU 의회 내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로 중국의 제재 명단에도 올라 있다.
이들은 오는 5일까지 대만에 머물며 차이 총통과 쑤전창(蘇貞昌) 행정원장(총리) 등을 면담한다. 중앙통신사는 “EU 의회 차원에서 대만 공식 방문이 이뤄진 것은 처음”이라며 “의의가 크다”고 평가했다.
가뜩이나 대만 문제를 놓고 미국과 갈등하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중국은 크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EU 주재 중국 대표부 대변인은 이번 방문 계획이 알려진 직후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유럽 수교와 양자 관계 발전의 정치적 기초이며, 어떤 형태로든 대만 당국과 공식적 교류를 갖지 않는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는 데 있어 필수적인 부분”이라며 “EU 공식 기구인 EU 의회가 산하 위원회를 대만에 파견하는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기고 중국의 핵심 이익을 침해하며 중국과 EU 관계의 건강한 발전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원회가 상대적으로 중국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려 하는 반면 EU 의회는 중국을 향해 계속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EU 의회는 지난 5월 중국과 EU의 포괄적 투자협정 비준을 보류한 데 이어 지난달 21일에는 대만과의 관계를 심화하고 투자협정을 위한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또 대만에 있는 EU의 타이베이 대표부 명칭을 ‘대만 대표부’로 변경할 것도 요구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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