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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유럽이 바다에 띄운 드론, 난민 구하는 생명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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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샷] 지중해 건너는 불법 이민자 색출 목적이라는 의혹도

드론이 지중해에서 조난한 불법 이민자들에게 구명정을 제공하기 위해 나섰다. 아프리카와 중동의 불법 이민자들이 유럽으로 가려다가 지중해에서 목숨을 잃는 일이 갈수록 늘어나자 유럽이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드론이 불법 이민자를 적발하고 쫓아내는 데 이용될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유럽해사안전국(EMSA)은 최근 프랑스 우주기구 산하 원격탐사업체인 CLS, 포르투갈의 드론 업체인 테케버(Tekever)와 해양 정찰용 무인기 운용을 위한 3000만 유로(한화 약 407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CLS는 위성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테케버는 드론으로 8명이 탈 수 있는 구명정을 조난자에게 제공하는 내용이다.

◇드론으로 8명 태울 구명정 투하

테케버의 AR5 드론은 양 날개의 프로펠러로 움직이는 무인기로 날개 폭은 7m에 이른다. 시속 100㎞로 비행하면서 12시간 체공할 수 있다. 드론은 구명정 외에 가시광선과 적외선 카메라, 레이더, 휴대폰 통화 추적기를 장착하고 있다.

드론이 투하하는 구명정은 무게 14㎏으로 바다에 떨어지면스스로 부풀어 오른다. 엔진은 없어 구조대가 오기까지 조난자가 바다에 떠있을 수 있게만 도와준다. 하지만 하늘에서 떨어진 구명정이 오히려 조난자를 다치게 할 수도 있다.

테케버는 구명정 투하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인공지능(AI)을 도입했다. 인공지능은 조난 현장을 찍은 카메라 영상과 드론의 고도, 속도 등을 분석해 구명정이 조난자로부터 50m 거리에 떨어지도록 최적의 투하 지점을 계산해낸다. CLS는 육직 관제소에서 드론을 원격 조종할 수 있도록 위성 통신을 지원할 예정이다.

조선일보

포르투갈 테케버사의 드론 AR5가 바다에 구명정을 투하는 실험 장면./테케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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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바다가 된 지중해

유럽이 지중해에 드론을 띄우기로 한 것은 그만큼 인명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지중해는 최근 불법 이민자의 조난 사고가 잇따르면서 ‘죽음의 바다’로 불리고 있다. 지난해에만 1400명 이상이 지중해에서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최소 1146명의 난민이 유럽을 향하던 도중에 사망해 올해 사망자 수는 작년의 두 배에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난민 지원 단체들은 드론이 구명정 투하 외에 광범위한 감시 업무에 활용될 수 있다고 저의를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해사안전국은 과거 유럽연합국경해안경비국과 함께 드론을 해양 감시에 투입한 적이 있다.

특히 난민 지원 단체들은 AR5 드론이 안개가 낀 날에도 바다를 감시할 수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불법 이민자들은 당국의 감시를 피해 주로 안개 낀 날에 바다를 건너는데 드론이 이를 좌절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테케버는 “AR5가 불법 이민자를 색출하는 데 쓰이지 않을 것이며, 불법 이민 선박 관련 정보를 수집해 당국에 넘기지도 않을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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