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왕이, 미국 블링컨에 "가짜 하나의 중국 정책 안 돼"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에게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지적하면서 "가짜 '하나의 중국' 정책은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장관의 만남은 지난 3월 알래스카 회담 이후 7개월 만입니다.

당시 미국 측 블링컨 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국 측 양제츠(楊潔?)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왕 부장은 서로 격렬한 언쟁을 벌였습니다.

왕 부장은 현지시간으로 3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이탈리아 로마에서 블링컨 장관과 만나 "현재 타이완 형세의 문제점은 타이완이 '하나의 중국'의 틀을 깨려고 계속 시도하고, 미국은 '타이완 독립' 세력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습니다.

이어 타이완 문제는 미중 관계의 가장 민감한 이슈로 잘못 처리하면 양국 관계를 전반적으로 훼손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또한 미국이 '타이완 독립'의 심각한 위해성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가짜 '하나의 중국' 정책이 아니라 진정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신의를 저버리지 말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중국 측이 공개한 왕 부장의 발언은 미국에 대한 비판이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왕 부장은 "미국은 중국을 억누르기 위해 각종 소집단도 결성했다"면서 "이런 방법들은 양국 인민의 이익에 맞지 않고, 국제사회의 기대와 시대 조류에 어긋난다. 중국은 이에 분명히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오커스(미국·영국·호주 안보 파트너십)와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협의체)에 대한 비판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왕 부장은 블링컨 장관과 정례적 연락을 통해 갈등을 관리하고 의심을 없애며 오판을 피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중국 매체들은 이날 왕 부장과 블링컨 장관이 만나서 기념 사진을 촬영할 때 팔꿈치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별도로 언급했습니다.
고정현 기자(yd@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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