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매듭' 푼 바이든, EU와 철강·알루미늄 관세 분쟁 합의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사진=뉴스1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 부과했던 유럽연합(EU) 회원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분쟁을 해소에 나섰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롱신은 양측이 철강 관세를 둘러싼 외교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하기 위해 유럽을 순방 중인 가운데 오랜 갈등을 푼 것이다.

미국은 지난 2018년 3월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했다. 미국이 수입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씩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 골자였다. 이 정책은 EU와 중국, 일본에 적용됐다.

EU는 보복관세로 맞섰다. 같은 해 6월 버번위스키와 리바이스 청바지, 할리 데이비드슨 오토바이 등 미국을 상징하는 제품에 보복관세 적용으로 대응한 것이다.

미국 측은 이번 합의가 세계적인 철강 공급과잉이라는 공동 도전에 함께 대응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공급과잉이 주로 중국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계속해서 232조 적용에 따른 관세를 물어야 한다.

미국은 다만 이번 합의에도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할 수 있는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지나 러몬드 미 상무장관은 "EU가 그 대가로 보복관세를 철폐해 공급망에 부담을 덜어주고, 비용 상승세를 멈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빈 뎀시 미국 철강연구소 회장도 이번 협정이 "(유럽산) 철강 수입이 급증해 우리 산업을 저해하고 선량한 미국 일자리를 파괴하는 일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합의로 EU 국가들이 매년 330만 톤의 철강을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하되, 이를 넘어선 물량엔 관세를 부과하는 저율관세할당(TRQ)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전에도 관세가 면제됐던 일부 품목은 무관세 지위가 유지되기 때문에 이 부분까지 포함하면 EU가 내년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는 물량이 430만톤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합의가 한국 수출 경쟁력에는 불리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 지난 2018년 관세 25%를 면제받는 대신 직전 3년 철강 완제품 평균 물량의 70%까지만 미국에 수출하는 쿼터제를 선택해 그 이상 물량을 수출할 길 자체가 막혀 있다. 이에 비해 EU는 330만 톤을 무관세로 수출하고, 그 이상 물량에 대해서는 일정한 관세를 내면 되기 때문이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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