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철강·알루미늄 관세 분쟁 해소…한국 수출엔 악영향 줄수도

美, 제한된 양의 철강 등 관세 부가 취소하자 EU도 보복조치 접어

EU, 무관세에 더해 관세 물량까지 수출하면 韓타격 입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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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미국과 유럽연합(EU)이 EU산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에 대한 징벌적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불거진 관세 분쟁 논란이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미국과 EU의 철강 분쟁은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 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작됐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지나 러몬드 미 상무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참석차 방문한 이탈리아 로마에서 "제한된 양의 EU산 철강과 알루미늄이 미국에 무관세로 들어오는 것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리바이스 청바지, 버번 위스키와 같은 상품에 대한 EU의 보복조치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로 러몬드 장관은 설명했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미국과 무역분쟁을 중단하고, 지속 가능한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향후 글로벌 협정에 대한 협력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돔브로우스키스 부위원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우루술라 폰데라이언 EU 집행원장이 31일 이같은 합의안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미국 측은 미국에 수입될 EU산 철강과 알루미늄의 물량은 명시하지 않았다. 러몬드 장관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은 전량 유럽에서 제조돼야 한다고 했다.

러몬드 장관의 이런 발언은 중국산 철강이 유럽 통해 미국에 들어오는 것을 막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러몬드 장관은 "미국과 EU가 중국에서 생산된 것보다 '깨끗한' 철강과 알루미늄을 생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중국의 환경 기준 부족은 그들이 비용을 낮추는 요인 중 하나이며 기후변화의 주요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EU의 이번 철강관세 분쟁이 해소되면서 한국의 철강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행정부 때 한국은 25%의 관세 부과를 면제받는 대신 철강 수출을 직전 3년 평균 물량의 70%로 제한하는 쿼터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번 미국·EU간 분쟁 해소로 EU가 일정량을 무관세로 수출하고 나머지 물량을 관세를 적용해 수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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