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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생수병 사건’ 피의자의 생전 메모 “짜증나, 제거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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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생수병 자료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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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의 한 회사에서 발생한 이른바 ‘생수병 살인 사건’의 피의자 강모씨의 범행 동기를 추정할 수 있는 메모가 회사 사무실에서 발견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강씨의 회사 사무실 책상을 정리하던 중 그가 생전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를 여러 장 발견해 확보했다고 29일 밝혔다.

메모는 사무실 직원들이 강씨의 사무실 책상 자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해당 메모에는 “짜증 난다” “제거해버려야겠다” “커피는 어떻게 하지?” 등의 문장이 적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간 강씨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에서 인터넷으로 독극물을 구매한 기록을 확보하고 피해 직원의 혈액에서 나온 독극물과 같은 성분의 독극물 용기를 강씨의 집에서 발견해 그를 피의자로 특정하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강씨가 유서 등 범행 동기를 특정할만한 단서를 남기지 않고 사건 발생 이튿날인 19일 자신의 집에서 독극물을 마시고 숨진 채 발견돼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강씨의 범행 동기를 추정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메모가 발견되면서 범행 동기 등 사건의 전모를 풀 수 있는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지난 18일 이 회사의 팀장 A(44)씨와 직원 B(35)씨는 회사 사무실에서 생수병에 든 물을 마신 뒤 “물맛이 이상하다”는 말을 남긴 뒤 쓰러졌다. B씨는 금방 회복했으나 물을 마신 양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A씨는 지난 23일 결국 숨졌다. 강씨는 19일 서울 관악구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몇 주 전 B씨와 강씨가 가벼운 말다툼을 했다는 다른 직원의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은 강씨가 계획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회사 내 다른 음료에 독성 물질을 탔는지 조사하고 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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