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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테슬라 만원어치 팝니다"…증권사 20곳 '소수점거래' 판 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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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주가가 1000달러를 돌파하고 S&P500지수가 연중 57번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 열풍이 거세다.

젊은 서학개미가 급격히 증가하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소수 단위 주식 거래(소수점 거래)'를 하겠다며 앞다퉈 금융당국에 신청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소수점 거래를 전면 허용하기로 했기 때문에 신청 증권사에 특별한 결격 사유만 없다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해 길을 열어준다는 방침이다.

28일 금융투자 업계 등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 20곳이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 중개를 하겠다며 금융당국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토스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등 온라인 기반 증권사도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심야 시간에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이용해야 하는 등 제약이 있어 고령층보다 젊은 층 선호도가 높다.

특히 20·30대, 이른바 MZ세대는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테슬라 등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지만 큰돈이 없어 주식을 조각내 소액 투자가 가능한 소수점 거래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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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주요 증권사는 대부분 소수점 거래를 신청한 것으로 안다"며 "하지 않으면 기존 고객을 놓치고, 신규 고객 유치까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신청서를 낸 곳은 대부분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시스템과 인력이 준비된 곳부터 이르면 11월 말부터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든 해외든 주식 소수점 거래는 1주를 최소 단위로 하는 현행 법률·매매·결제 시스템 등에 따라 허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가 속속 등장하고 소액으로 좋은 주식을 사는 게 점점 어려워지자 금융당국은 2019년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에 대해 해외 주식에 한해 소수점 거래 서비스 제공을 허용했다.

신한금융투자는 국내 최초로 2018년 10월 미국 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거래대금은 2억7000만달러(약 3100억원)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8월 미국 주식 소수점 거래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미니스탁'을 출시했다. 현재 미국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540여 개 종목에 대해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불과 1년 만인 지난 8월 앱 누적 다운로드 수가 100만건을 돌파했다. 출시 이후 올 상반기까지 누적 거래대금은 7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앱 이용자의 75%가 20·30대일 정도로 소수점 거래는 젊은 층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미국 주식 소수점 거래는 초대형주에 대한 젊은 서학개미들의 접근성을 대폭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알파벳(구글)의 1주당 가격은 3000달러(약 351만원)에 육박해 현재 시스템으로는 3000달러 이상 자금이 있어야 구글 주식 1주를 살 수 있다. 하지만 소수점 거래가 풀리면 30달러만 있어도 구글 주식 0.01주를 매수할 수 있다. 1000달러를 돌파한 테슬라 주식도 10달러만 있으면 매수할 수 있게 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소수점 거래는 소액 투자자들에게 고가의 우량주식에 대한 투자 기회를 넓혀주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새로 소수점 거래에 뛰어드는 증권사들은 현재 하루에 한 번밖에 안 되는 거래를 대폭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증권사는 한두 시간마다 거래가 가능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수점 거래는 가상자산 거래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비상장주식도 소수점 단위로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엔젤리그는 지난 6월 고가의 비상장주식도 1만원 단위로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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