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아파트 주민이 만든 ‘디저트 떡’으로 사회적경제 모델 만들어가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서울시 지원사업 ‘공동주택 같이살림’에 선정된 영등포아트자이 아파트 주민 모임 자이애뜰

한겨레

영등포구 영등포아트자이 아파트 주민 모임 자이애뜰 회원들이 20일 아파트 내 주민 모임 공간에서 공동주택 같이살림 진행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공유부엌에서 음식 함께 만드는 등

주민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배려하고 살기 좋은 곳 조성해 뿌듯”

공동주택 공동체 형성 ‘같이살림’ 사업

2019년 1단계 이어 올해 2단계 진행

생활 주변 문제 발굴해 서비스 만들어


“아파트는 단절돼 있어 서로 노력하지 않으면 만나기 힘들죠. 공동주택 같이살림 활동을 통해 주민들 사이에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어간다는 게 무척 뿌듯해요.”(주민 박세진씨)

“주민들과 소통하고 아파트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 자이애뜰 활동을 시작했죠.”(주민 이금자씨)

영등포아트자이 아파트 주민들은 2019년과 2021년 ‘공동주택 같이살림’에 선정돼 공동체 활성화와 사회적경제 사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동주택 같이살림은 아파트, 빌라 등 공동주택 주민들이 생활 주변에서 문제를 발굴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을 거쳐 사회적경제 사업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서울시 지원 사업이다.

여러 지원 기관은 공동주택 같이살림 주민들 모임이 만들어지면 의제를 발굴하고 공동체 활동과 사회적경제 기업을 만드는 일을 돕는다. 이 과정에 사회적경제 기업도 함께하는데, 주민 모임에 맞춤형 방법을 제안하고 사업모델 개발에 필요한 내용을 조언한다.

공동주택 같이살림은 3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가치 공유와 의제 확정 단계로 생활 주변 문제를 사회적경제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지역 지원 기관은 주민 모임이 사업 추진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한다. 다음은 사회적경제 서비스 생산·소비 단계로 사회적경제 시제품이나 시범 서비스를 개발한다. 시제품이나 시범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방법과 마케팅 기술은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사회적경제 기업이 도움을 준다. 마지막으로 지속 가능한 사회적 모델을 구축하는 단계로 사회적경제 기업 설립을 추진한다.

단계별 추진 기간은 1년인데, 서울시 10개 자치구에서 주민 모임 13개가 활동하고 있다. 주민 모임은 주로 코로나19로 생긴 돌봄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노인과 아이들을 돌보는 돌봄 서비스, 맞벌이 가족이나 1인 가족의 먹거리 고민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등포아트자이 주민 모임인 자이애뜰은 2019년 공동주택 같이살림 1단계 사업에 선정된 뒤 단지 내 독서실을 북카페로 만들어 독서, 요리, 종이접기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공동주택 같이살림 대신 아파트 생활공작소 사업과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사업 등으로 아파트 주민들이 소통하는 장을 만들었다. 또한 아파트 생활공작소 사업으로 아파트 경로당 내 유휴공간을 공유부엌으로 바꿔 건강먹거리, 디저트 떡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자이애뜰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로 대부분의 소통과 행사를 비대면이나 영상 등을 활용해 한다. 올해 공동주택 같이살림 2단계 진행 과정에도 영상을 활용한 회의와 주민과의 소통을 이어왔다.

“아파트에 살면 이기적으로 변할 수 있는데 혼자보다는 여러 사람이 모이면 어려운 문제도 쉽게 풀 수 있죠. 요즘 문제가 되는 돌봄이라든지 먹거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해서 공동주택 같이살림을 추진하게 됐어요.”

한겨레

자이애뜰 회원들이 사회적경제 기업을 만들기 위한 사업 아이템으로 시작한 디저트 떡 모습. 자이애뜰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나선 박영실(60) 자이애뜰 회장은 20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공동체 활성화와 사회적경제 모델을 만들어보려고 한다”고 했다. 그래서 올해 다시 공동주택 같이살림 2단계 사업에 응모해 선정됐다. 올해는 북아트, 책놀이, 반찬 나눔 등을 통해 주민들이 사회적경제 서비스의 생산과 소비의 순환구조를 체험하고 있다. 이 중에서 주민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건강한 먹거리다.

영등포아트자이도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면서 가정 간편식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균형 잡힌 영양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는 얘기다. 자이애뜰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만든 공유부엌에서 ‘요리쿡 조리쿡’과 ‘디저트 떡 만들기’ 활동을 하고 있다. 이렇게 만든 음식은 사회적 배려 가정이나 신청자들에게 나눠준다.

자이애뜰은 ‘디저트 떡 만들기’를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12회 진행했다. 강사가 공유부엌에서 떡 만드는 시연을 보이면, 각 가정에서 주민들이 실시간 줌 영상을 보면서 함께 만든다. 지난 9월2일에는 ‘문고리 떡’ 나눔 행사도 했다. 문고리 떡은 코로나19 거리두기로 대면이 어려워진 주민들이 공유부엌 프로그램을 통해 만든 떡을 각 세대 현관 문고리에 걸어둔다고 해서 붙여졌다. 자이애뜰은 디저트 떡을 사업화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날 떡과 함께 설문지도 나눠주며 주민 의견도 수렴했다. 박 회장은 “이 과정에서 건강한 먹거리와 나눔문화에 대한 입주민 수요를 확인했다”며 “주민들에게 좋은 평가도 받았다”고 했다. 박 회장은 이어 “먹거리를 나누는 사업은 돌봄과 연계해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사회적경제 사업 아이템”이라며 “3단계로 넘어가면 사회적경제 기업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데 판매가 잘될지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한겨레

자이애뜰 회원들이 아파트 내 공유부엌에서 음식을 만드는 모습. 자이애뜰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자이애뜰은 한살림과 함께 건강한 먹거리 프로젝트로 친환경 음식 만들기도 7월부터 하고 있다. 주민 박세진(44)씨는 “제철 음식 재료로 음식 특성도 설명하면서 강의한다”며 “집에서 아이와 함께 만들 수 있어 무척 유익하고 좋다”고 했다.

자이애뜰은 북카페에서 우쿨렐레 배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박정선(42)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집에만 있으니 스트레스도 쌓이고, 어디 가서 마땅히 뭘 배울 곳도 없어 답답했는데 아파트 안에서 아이들과 함께 새로운 것을 배우니 무척 좋다”고 했다.

자이애뜰은 11월 쓰레기 줄이기나 탄소 제로 같은 환경 관련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박 회장은 “11월에는 작은 축제처럼 플리마켓(벼룩시장) 행사를 해볼 생각”이라며 “북카페 활동을 통해 익힌 악기 실력으로 작은 연주회도 할 계획”이라고 했다.

“돌봄 서비스와 건강한 먹거리를 나누는 활동으로 서로서로 돌보고 챙기는 아트자이 아파트의 따뜻한 사회적경제 문화로 정착되기 바래요.” 박 회장은 “다음 3단계에는 좋은 사회적기업 사업 아이템으로 완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충신 선임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한겨레 금요 섹션 서울앤 [누리집] [페이스북] | [커버스토리] [자치소식] [사람&]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