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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위드코로나' 앞두고···음주금지 방송·현수막에도 야외음주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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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 시민 위해 조성된 공간이라 강력 단속 어려워"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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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일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000명을 넘어서면서 확진자 폭증에 대비한 실효성 있는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만에 신규 확진자 수가 2,111명을 기록한 지난 27일 저녁,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도림천(별빛내린천)은 운동과 휴식을 위해 나온 주민들로 활기가 넘쳤다. 오후 9시 30분이 넘은 시간에도 이곳은 반려견 혹은 가족·연인과 함께 산책을 즐기는 주민들로 북적였다. 도림천 산책로는 평소 이 지역 주민들의 운동 장소이지만, 인근 음식점의 영업시간이 끝나면 유동인구가 흘러들어오는 ‘핫플레이스’로 탈바꿈 한다.

이날 오후 10시가 넘어가자 하천 곳곳에서는 술자리가 시작됐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벤치에 자리 잡은 시민들은 술잔을 나눴다. 코로나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하천 내 음주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안내방송이 계속 나왔지만 이를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다.

주말의 경우는 더욱 심각했다. 금요일인 지난 22일 오후 10시께 방문한 이곳은 ‘불금’을 즐기러 나온 젊은 인파로 가득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방역체계 전환을 앞둔 정부가 마지막 거리두기 연장으로 방역지침 준수를 당부한 것과 대조적으로 이곳에서는 마스크 미착용 등의 방역 수칙 위반은 물론 음주와 취식, 흡연이 난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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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 내 음주와 흡연 등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대형 현수막도 곳곳에 설치돼 있었지만 시민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그 아래에서 술자리를 즐기기도 했다. 모르는 사이의 남녀가 합석해 술을 마시는 '헌팅'도 종종 이뤄졌다. 하천 인근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장 모씨(26)는 “인근 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사람들이 오후 10시가 넘으면 술과 과자 같은 안주거리를 사가는 경우가 많다”며 “주말의 경우 최소 20~30팀 정도는 더 많이 오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1시 20분께 민원을 접수하고 단속을 나온 구청소속 공무원 김 모씨(34)는 “하천이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조성된 공간이기 때문에 단순 취식의 경우 단속을 강하게 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그가 경광봉을 흔들며 지나가자 무리지어 음주를 즐기던 일부 시민들이 자리를 정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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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앞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한강공원 내 음주금지 행정명령을 고시했다. 이에 서울시 자치구들이 하천 음주금지 행정명령을 내렸으나 관악구에서는 집합금지 인원기준 초과에 따른 계도 및 해산 조치만 시행중이다. 또한 서울시 코로나19 방역 강화를 위한 마스크 착용 방역지침 준수 행정명령으로 서울시 전 지역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따른 계도도 시행중이다. 과태료의 경우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부과되고 있다.

관악구에 따르면 지난 7월 12일부터 지난 27일까지 구청에 접수된 하천 내 음주행위 민원 건수는 68건, 계도조치는 총 89건이다. 하지만 이 중 실제 과태료 부과로 이어진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구청 관계자는 “하천이 워낙 범위가 크고 구청과 거리가 있어 관리와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민원 해결을 위해 지구대·자율방범대 등과 협력해 시민들이 하천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주희 인턴기자 heehee21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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