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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돌 국내에 첫 수입된다… 대법원 “허가하라” 또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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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온라인 성인용품 판매업체에서 거래되는 리얼돌. /인터넷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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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돌(여성의 신체를 정교하게 재현해 만든 성기구) 수입을 허가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또 나왔다. 지난 2019년 같은 취지의 첫 대법원 판결에 이어 두 번째 대법원 판결이다. 2019년 판결 때는 세관 당국이 해당 리얼돌 제품을 실수로 폐기해 실제로 들여오진 못했기 때문에, 이번 판결로 리얼돌 제품이 처음으로 공식 수입될 예정이다. 관세청은 연이은 대법원 패소에도 다른 모든 리얼돌 제품에는 ‘통관 보류’ 입장을 유지 중이다.

대법원은 지난 14일 리얼돌 수입업체 A사가 김포공항 세관을 상대로 “리얼돌 수입을 허가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A사에 승소 확정 판결을 내렸다. 앞서 작년 2월 세관 당국은 A사가 수입하려는 리얼돌이 관세법상 수입 금지품인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된다며 통관을 보류했다. A사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물품(리얼돌)은 그 모습이 문란한 느낌을 주지만, 이를 넘어서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라며 “관세법상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성기구는 매우 사적인 공간에서 이용되는데, 이런 은밀한 영역에서의 개인적 활동에는 국가가 되도록 간섭하지 않는 것이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실현하는 길이 된다”며 “성기구를 음란한 물건으로 취급해 수입 자체를 금지하는 일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2심과 3심(대법원)도 1심 판결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지난 2019년 대법원이 A사가 비슷한 취지로 제기한 리얼돌 통관 소송에서 처음으로 수입업체 손을 들어준 데 이어, 최고 법원이 연달아 리얼돌 수입에 문제가 없다고 본 것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A사는 처음으로 리얼돌 제품을 실제 수입하게 됐다. 세관 당국은 지금까지 2019년 대법원 확정판결이 난 1건만 리얼돌 통관을 허가했는데, 당시 세관이 해당 제품을 보관하다가 실수로 폐기해 실제 수입으로 이어지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세관 측은 실수를 인정하고 A사에 보상을 했다고 한다. 현재 세관은 “각각의 판결은 해당 물품에만 효력이 있다”며 확정 판결이 난 리얼돌 제품만 수입을 허가한다는 입장이다. A사는 지난 2018년부터 3년간 리얼돌 수입 허가 소송을 17건 제기했다. 2건은 대법원에서 승소가 확정됐고, 나머지 15건은 A사가 하급심에서 승소해 2·3심에 계류 중이다.

현재 국내에서 리얼돌을 제조·유통하는 것은 가능하다. 방을 빌려주고 리얼돌을 이용하게 하는 이른바 ‘리얼돌 체험방’에서 쓰는 리얼돌 대다수는 국내산이라고 한다. 수입업자들은 “국내산 리얼돌은 되고, 외국산 리얼돌은 안 된다는 것은 논리 모순”이라고 말한다. A사 관계자는 “관세 당국이 실제 존재하는 사람의 모습이나 아동의 모습을 한 리얼돌을 금지한다는 등 최소한의 ‘불법 기준’을 세우면 그에 따를텐데, 무조건 수입을 불허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누적된 피해액만 수십억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관세청은 연이은 대법원 판결에도 ‘리얼돌은 원칙적으로 통관을 보류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리얼돌 관련) 정책 방향은 기존과 동일하게 일반적으로는 통관을 보류하고, (패소) 판결이 확정되면 그것에 대해 허용한다는 입장”이라며 “다만 수입을 허가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이어지는 만큼, 통관 기준을 만들기 위해 관계 부처인 여성가족부나 법무부와 협의 중”이라고 했다.

[권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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