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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당원투표' 두고 윤석열·홍준표 갈등 격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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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ARS 당원투표에 '본인 인증' 도입 요구
尹 "어르신들 투표율 낮춰" vs 洪 "노인 비하"
尹측 "투표 도와드린다"에 '대리 투표' 논란
한국일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25일 대전 서구 만년동 KBS대전방송총국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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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이번에는 '대리투표' 논란으로 정면충돌했다. 다음 달 1일부터 시작되는 당원투표에서 대리투표 방지를 위한 '본인 인증' 도입 여부를 두고 양측이 공방을 벌이면서다. 윤 전 총장 측이 당원들에게 보낸 '투표를 도와주겠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까지 드러나자, 홍 의원 측은 "조직적인 대리투표 시도"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면서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본인 인증' '대리투표' 공방의 실제 이유는


홍 의원 캠프는 최근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당원투표 중 ARS투표에 본인 인증 절차를 도입해달라고 요청했다. 최종 대선후보 선출은 일반국민 여론조사(50%)와 당원투표(50%)로 결정되는데, 이 중 당원투표는 모바일 투표와 ARS투표로 진행된다. 모바일 투표는 보안인증번호 내지 주민등록번호 입력 등 본인 인증 절차가 있지만, ARS투표는 인증 절차가 없어 대리투표가 가능하다는 게 홍 의원 측 주장이다.

윤 전 총장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주호영 의원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홍 의원 측 주장에 대해 "ARS투표 절차를 복잡하게 해서 어르신 당원들의 투표율을 낮추게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홍준표 캠프 여명 대변인은 "주 의원 주장에 따르면 우리 당 소속 어르신들이 본인 인증도 못 하는 사회에 뒤처지신 분들이 된다"며 "지난번 2030대 폄훼발언에 이어 노인세대를 비하하는 망언"이라고 주장했다.

양측의 신경전은 본인 인증 도입 여부에 따라 유불리가 크게 갈리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은 최근 '전두환 옹호 발언' '개 사과 사진' 논란으로 여론조사에서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당원투표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고령층이 본인 인증 절차에 익숙하지 않아 투표를 중도에 포기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현역 의원 영입으로 세 불리기에 나선 윤 전 총장이 조직력을 앞세워 당원투표에서 압승을 거두겠다는 구상에 빨간불이 켜지는 셈이다.

반면 홍 의원의 핵심 지지층인 2030대는 본인 인증 절차에 익숙한 세대다. 대리투표 가능성을 이유로 들었지만, 실제 고령층 당원 투표율이 낮아진다면 조직력에서 열세인 홍 의원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尹측 "투표 도와드린다" 문자, 선관위에 고발


윤 전 총장 캠프 소속 당협위원장이 당원들에게 발송한 문자메시지도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윤석열 예비후보 경기 남부권 선거대책본부장'이라고 소개한 해당 위원장은 "문자투표가 어려우신 분들께서는 연락을 주시면 도와드리겠다"며 문자를 보냈다. 윤 전 총장 캠프 측은 "통상적인 투표 방법을 안내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경쟁주자들은 사실상 대리투표를 부추기는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홍 의원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조경태 의원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리투표와 부정투표로 이어질 확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하게 문제를 삼았다. 홍 의원 캠프는 해당 문자메시지를 중앙선관위에 고발 조치했다.

유승민 전 의원 캠프 이수희 대변인도 "이제껏 이렇게 공공연히 불법 경선을 획책한 후보는 없었다"라며 "이게 정치 혁신을 명분으로 삼는 정치 데뷔 4개월 차 후보 캠프에서 가당키나 한 선거운동인가"라고 비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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