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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영장인 줄”...손준성 구속영장, 尹 내용으로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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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2021년 10월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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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지난 26일 기각한 손준성 검사의 구속영장 중 상당 부분이 윤석열 전 총장 관련 내용으로 채워진 것으로 27일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의 배경을 설명했던 앞부분 6~7쪽을 보면 손 검사가 아니라 윤 전 총장 영장인 줄 착각할 정도”라는 말이 돌았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이나 여권 인사들이 윤 전 총장을 공격하면서 주장했던 내용이 빼곡히 담겼고, 정작 이 사건의 핵심인 ‘여권 인사 고발장 작성’ 부분에서는 윤 전 총장 관련성을 적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공수처는 손 검사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작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김웅 의원에게 ‘여권 인사 고발’을 사주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그와 관련, 공수처는 구속영장에 “손준성, 성명불상의 상급 검찰 간부들이 불상의 장소에서 성명불상의 검찰 공무원에게 고발장 작성 등을 지시하고, 김웅과 성명불상의 야당 인사와 공모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한 법조인은 “구속영장의 범죄 사실 한 문장에 ‘불상’이라는 단어가 네 번 등장하는 것은 처음 본다”고 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약 20쪽 분량 영장청구서의 도입부인 ‘사건의 배경’ 항목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압수수색 이후 상황 등’으로 시작한다. 2019년 8월 윤석열 검찰이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압수 수색을 하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범여권에서 검찰 개혁 필요성이 제기됐고, 조 전 장관이 임명된 뒤에도 조국 전 장관 본인 및 가족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벌였다는 내용이라고 한다.

당시 윤 총장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 등 청와대와 여권 인사 대상 수사도 본격화했고 당시 추미애 법무장관은 검찰의 부적절한 수사 관행을 지적했다는 내용도 들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인들은 “공수처가 조국·청와대 수사를 폄훼해온 여권과 같은 시각을 공유하는 것 같다”고 했다.

공수처는 또 ‘판사 사찰 문건 작성 및 배포’ ‘윤석열 장모 대응 문건 작성’ ‘채널A 사건 감찰 및 수사 방해’ ‘윤석열 징계에 대한 법원의 판단’ 등 그동안 여권이 윤 전 총장을 공격할 때 활용했던 4~5가지 항목에 대해서도 자세히 적었다. 이른바 ‘판사 성향 분석’에 대해서는 윤 전 총장이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반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지시했다고 단정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법조계의 한 인사는 “이는 추 전 장관과 친정권 성향 검사들이 주장했던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거나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공수처가 이미 결론을 정해 놓고 이번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면 ‘정치 개입’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공수처 안팎에서는 “만약 법원이 손 검사 영장을 발부했다면 공수처가 내달 초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전에 윤석열 전 총장 수사를 본격화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 공수처 검사가 지난 22일 손 검사 측에 ‘대선 후보 경선 일정 등을 고려하여 조속한 조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문자를 보낸 것이 알려지면서 “수사기관이 왜 야당 경선 일정을 의식하느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윤주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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