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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T 통신대란 진원지 부산 시설, 정부 관리하는 중요통신 최상위 ‘A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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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KT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 장애. /연합뉴스, 조선비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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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전국 단위로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 장애를 일으킨 KT의 설비 교체 작업이 부산에서 이뤄졌고, 해당 시설은 중요통신시설 최상위 등급인 ‘A급’으로 지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2018년 화재 사고로 서울 일부 지역 통신 대란을 일으켰던 아현국사의 경우 D등급이었던 만큼 이번 사태를 더 엄중하게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와 KT는 현재 “조사 중”이라는 답변 외 이번 사태 원인 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정황을 놓고 봤을 때 ‘인재(人災)’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 아현화재 3년 후 최상위 중요시설서 먹통 ‘재현’

27일 정부 관계자는 “KT 설명에 따르면 (통신 장애를 일으킨) 시설은 부산에 있다”라며 “해당 시설은 (중요통신시시설) A급으로 확인된다”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통신사업자의 신고에 따라 중요통신시설을 A~D급으로 나눠 관리한다. A급은 수도권, 영남권, 호남권 등 광역 권역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시설이다. 설비 교체 작업이 부산에서 진행됐지만, 전국적으로 통신장애가 발생한 배경도 이 때문이다. 2022년 통신 재난관리 기본계획에 따르면 전국 통신시설 수는 903개로, 이 중 A급은 58개다.

B급은 광역시·도, C급은 3개 이상 시·군·구에 영향을 미친다. D급은 단일 시·군·구에 영향을 끼친다. 2018년 화재 발생으로 서울 일부 지역 통신 대란을 촉발했던 아현국사는 D급이었다.

특히 중요통신시설 등급 분류는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시행해 과기정통부에 신고한다. KT는 아현 사태 이후 통신 장애 재발 방지를 약속해놓고, 가장 엄격하게 관리했어야 할 A급에서 또다시 ‘먹통’ 현상을 재현한 셈이 됐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등급이 높을수록) 당연히 문제가 생기면 사안이 더 심각해진다”라며 “사람 문제인지, 장비의 구조적 결함인지에 따라 KT, 과기정통부 등 책임 소재가 달라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는 정부 측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개별 사안에 대한 확인은 어렵다고 했다.

일각에선 관리를 소홀히 한 정부도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A~C급은 정부의 점검 대상에 포함되는 등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시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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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대표.




◇ ”네트워크 경로설정” 원인… “명백한 인재”

이번 KT 인터넷 장애 사태 원인에 대해 현재까지 뚜렷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KT 측이 발표한 ‘네트워크 경로설정(라우팅) 오류’가 공식적인 답변이다. 애초 KT는 통신 장애 발생 원인을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으로 추정했다가 확인 결과 라우팅 오류라고 했다.

KT 측이 내놓았던 사태 원인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디도스는 망 외부의 공격자가 특정 시간에 대량의 트래픽을 집중적으로 발생시켜 속도 저하, 접속 장애 등을 일으키는 사이버 공격이다. 반면 라우팅은 최적의 데이터 이동 경로를 설정하는 정상적인 절차다. 쉽게 말해 데이터가 최단 시간 내 목적지로 도달할 수 있는 지름길을 안내받는 과정이다.

전문가들은 네트워크 핵심 장비인 라우터(네트워크 경로 설정 기기)에서 문제가 발생한 만큼 소프트웨어 문제이자 사실상의 ‘인재’라고 지적한다.

강휘진 서강대 정보통신기술(ICT)융합재난안전연구소 교수는 “라우팅 테이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백본 디바이스를 교체하거나 고치는 작업을 하고 있던 와중에 오류를 일으킬 수 있는 옵션이 들어간 것으로 인재 오류라고 봐야 한다”라며 “만약 서버에 문제가 생겼다면 준비된 다른 서버로 넘어가는데 이 시간은 5분도 걸리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결국 하드웨어 문제가 아니었고, 정상적인 활동을 하다 옵션을 잘못 건드렸기 때문에 대체 서버로 넘어가지 않은 것 같다”라며 “화재로 아현국사 선이 끊어졌을 때는 (국사) 근방만 안 됐는데 이건 전국이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완벽하게 소프트웨어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KT가 보상을 해주고 끝내려고 하는데 이번 사태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난 것으로,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다”라며 “KT가 교체 작업에 제대로 관여 안 했기 때문에 원인 파악에 오래 걸렸고, 이는 한두명의 불순분자가 우리나라 망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라고 했다. 임 교수는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위기관리시스템이 있기나 한 건지 의문스러우며 자격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사실상 원점에서 다시 조사하고 있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국장은 “실제 사이버 공격이 있었는지도 조사 중이다”라면서 “외부 공격이 원인이라면 조사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했다.

김양혁 기자(presen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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