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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재용의 숨가빴던 두달...'백신 생산 앞당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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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대유행, 백신 확보가 관건
백신 TF 진두지휘..전사 역량 집중
당초 예정보다 생산·출하 앞당겨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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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가석방 이후 '두문불출' 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실은 백신 확보를 위해 물밑에서 동분서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경영 현안들이 산적해 있었지만 백신 확보에 삼성의 역할을 기대하는 국민적 바램을 이루기 위해 모더나 생산을 직접 진두지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가석방 직후 삼성전자·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의 최고위 경영진들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모더나 백신' 조기 생산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시켰다. 그 결과 백신 생산 협업 체제가 시작된지 두달만에 대량 생산에 성공하고 국내 공급 일정도 크게 앞당기는데 성공했다.

8월 중순 당시는 코로나 4차 유행이 시작되자 삼성 내부에서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백신확보가 국가적인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백신 생산을 위한 설비는 갖췄지만 인허가와 안정적인 대량 생산 등은 만만치 않은 난관이었다. 제약 업계에 따르면 mRNA 백신은 온도에 민감해 열에 쉽게 파괴되는 특성이 있어, 기존 단백질 백신과는 생산 방식이 크게 다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로서도 대량생산과 인허가, 출하시험까지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이 부회장은 국내 백신 상황을 감안해 모더나 생산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삼성의 기술과 리소스를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즉시 개인적인 인맥을 동원해 모너나사의 최고경영진과 접촉하고 화상회의등을 통해 신뢰관계 구축에 나섰다. 백신 TF는 추석 연휴도 반납하고 각종 인허가와 생산을 앞당기는 절차에 착수했다.

생산현장에는 삼성전자 스마트공장팀이 투입돼 생산 초기 낮았던 수율을 단기간에 바이오 업계에서 인정하는 수준의 높은 수율로 끌어올렸다. 이물질 검사 과정에는 관련 노하우를 확보한 삼성전자 반도체 및 관계사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생산 속도가 빨라지자 삼성바이오 경영진들은 정부와 긴밀하게 협업하며 유럽시험소 등 인허가와 관련된 절차를 대폭 앞당겼다.

mRNA 백신은 통상 기술이전에만 6개월 가량이 걸리지만 삼성이 그룹 차원의 역량을 쏟아부으면서 시험생산이 석달 앞당겨졌다. 그러나 정식 허가와 출하는 연말쯤 가능할 것이라는 게 당초 예상이었다. 여기에 물류난까지 덮쳤다.

삼성SDS 해외 물류 팀은 유럽시험소에 백신 샘플을 당일 배송하도록 지원했다. 아일랜드에 있는 유럽시험소를 설득해 검사인력을 늘려 통상 4주가 걸리는 검사 일정을 2주로 단축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백신 조기 공급'을 위한 전담 TF를 구성해 지원에 나서면서 백신 출하를 10월로 앞당기는 데 성공했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바이오산업에서 삼성의 역량이 입증됐다고 평가하면서, 향후 모너나와의 협력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만을 내놓고 있다. 이 부회장이 모더나와 직접 접촉하면서 당초 위탁생산자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사업 파트너로 격상됐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mRNA 백신 원료의약품 생산 설비를 증설할 예정이며, 모더나는 기존의 백신을 mRNA 기반 차세대 백신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자본력이 이어 이번에 기술적 신뢰를 세계 바이오 시장에 입증했다"며 "정부와 삼성이 팀플레이를 펼치며 시너지를 낸 우수한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올 초 화이자 백신 조기도입에도 기여한바 있다. 화이자 측 최고경영진과의 창구가 없어 협상이 답보 상태에 빠지자, 이 부회장은 오랜 지인인 산타누 나라옌 어도비 회장 겸 화이자 수석 사외이사를 통해 화이자 최고위 경영진과의 협상 창구를 열었다. 그 결과 3·4분기에 공급될 예정이었던 화이자 백신이 지난 3월부터 50만 명분을 시작으로 국내에 조기 도입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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