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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컨테이너 1대당 하루 100$"…물류대란 美, 연체료 카드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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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머니투데이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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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물류대란에 대응하고자 항구에 컨테이너를 장기간 쌓아둔 해운선사에 적체 연체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26일(현지시간)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항만청과 롱비치 항만청은 오는 11월 1일부터 컨테이너 적체 연체료를 신설한다. 이에 따르면 트럭으로 운송할 컨테이너는 9일 동안, 철도로 운반할 예정인 컨테이너는 3일간 항구 터미널에 쌓아둘 수 있다. 이 기간을 넘기면 컨테이너 1대당 100달러의 연체료를 매일 해운선사에 부과한다.

LA 항만당국이 적체 연체료 카드까지 꺼내 든 이유는 항만 터미널에 장기간 쌓인 컨테이너로 인해 다른 컨테이너의 정박 및 하역 작업까지 늦어지며 물류대란 상황을 더 악화하고 있다는 판단했기 때문이다.

마리오 코데로 롱비치 항만 관리국장은 이날 성명에서 "(항만) 터미널에 공간이 부족해지고 있다"며 "(연체료 부과로) 컨테이너선이 정박하고 물건을 하역할 공간이 확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세로카 LA항만청 이사도 보도자료를 통해 "정박을 기다리는 선박의 수를 줄이기 위해 화물 이동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유휴 화물을 이동시키면 화주들에게 더 많은 공간을 제공할 수 있고, 터미널의 유동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LA항과 롱비치항은 미국에서 가장 큰 컨테이너 항만으로 전체 수입품의 40%가 두 항만을 통한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에 따르면 현재 두 항만에는 2018년보다 19%가 많은 컨테이너 운송이 이뤄지고 있다. 그만큼 물류대란의 여파도 크게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두 항만의 연중무휴 24시간 운영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CNBC는 항만 당국의 연체료 부과로 두 항만의 컨테이너 적체 수가 줄어들 것이나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뉴욕 콜롬비아대 비즈니스스쿨 아위 패더그룬(Awi Federgruen)교수는 "캘리포니아 항구의 근무시간을 약 60시간 연장하고, 하역 시간의 25%를 줄이는 걸로 전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항구는 긴 공급망의 한 구성요소일 뿐"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물류업체 세코는 화물을 빼낼 트럭이 없고 보관할 창고도 충분하지 않다면 비현실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의 물류대란은 항만의 병목현상뿐만 아니라 꽉 막힌 육상 운송, 소비자 수요 급증, 높은 운송비용, 노동력 부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났기 때문에 항만 컨테이너 적체 연체료 부과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단 얘기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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