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여론조사 문구 확정…尹·洪·元 '수용'- 劉 "말이 안돼" 반발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일대일 가상대결 전제 4지선다형 결정

후보 간 이견 '절충안' 평가…선관위 "결정 번복될 수 없다"

20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MBC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 대구·경북 합동토론회에 참석한 후보들이 본격 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후보. 2021.10.2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가 본경선 일반인 여론조사 문구를 결정한 데 대해 후보 간 입장이 엇갈렸다. 윤석열·홍준표·원희룡 후보 측은 선관위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유승민 후보 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선관위를 비판했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26일 본경선에 50% 반영되는 일반인 여론조사 문항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일대일 가상대결을 전제로 한 '4지선다형'을 확정했다.

당 선관위 산하 여론조사소위원회 위원장인 성일종 의원은 이날 선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오늘 선관위는 만장일치로 본경선 여론조사 문항안에 대해 의결했다"며 "일대일 가상대결을 전제로 질문하고 본선경쟁력을 묻는 방식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성 의원은 "일대일 대결을 설명해주고 마지막으로 본선경쟁력이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를 묻는 것"이라며 "질문은 하나"라고 덧붙였다.

성 의원은 구체적인 질문 내용을 밝히지 않았으나 '이재명 대 윤석열, 이재명 대 홍준표, 이재명 대 유승민, 이재명 대 원희룡 중에서 누가 본선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로 묻고 4지선다에서 응답자가 번호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은 각 후보 간 이견을 조율한 절충안이란 평가다. 앞서 윤 후보 측은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질문을 시작하면서 정권교체 찬반을 묻고, 찬성한다면 질문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이때 4지 선다형도 상관없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홍 후보 측은 역선택 방지 질문을 빼고 바로 이재명과 본선에서 붙었을 때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누군지 묻고 네 개의 보기를 제시한 다음 번호를 선택하는 방식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선관위 산하 여론조사 소위위원장인 성일종 의원이 26일 선관위 회의를 마친 뒤 결정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예비후보 4명 중 ‘민주당 이 후보에 맞설 후보로 국민의힘 예비후보 중 누가 경쟁력이 가장 강한가’라는 질문에 선택지 4명을 제시하는 4지 선다형을 골자로 하는 여론조사 방식을 의결했다. 2021.10.2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윤 후보 캠프는 이날 논평을 내고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당 선관위 결정을 따르겠다고 이미 밝힌 대로 선관위 결정을 존중하고 수용한다"며 "남은 경선 기간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과 당원의 바람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이날 오후 안보 관련 정책발표를 마친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결국 저희들이 주장한 대로 들어준 것 아닌가"라며 "전혀 이의가 없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저만 이긴다. 그것만큼 좋은 게 없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후보 측 역시 논평을 발표하고 "당 선관위 결정을 수용한다"며 "남은 경선 기간 동안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과 당원만 보고 갈 것이다. 이재명 후보를 꺾을 진정한 정권교체 대표 선수가 누구인지 국민과 당원께 입증해보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유승민 후보 측은 이번 결정에 반발했다. 유 후보 캠프에서 여론조사를 담당하는 유경준 의원은 "지록위마"(指鹿爲馬·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라며 "말이 안되는 결정이기 때문에 수용이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여론조사 문항이 어렵고 수용성이 떨어진다. 당원투표와 일반 여론조사 문항이 다른 것도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한 캠프에서 우기는 것을 선관위가 받아주면 안 되는데 받아들였다"며 "재심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성 의원은 "선관위 결정은 번복될 수 없다"고 밝혀, 유 의원 측의 재심 요구가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한편 국민의힘은 내달 1~4일 책임당원 투표(모바일·ARS), 3~4일 일반인 여론조사를 실시해 각각 50% 비율로 합산한 뒤 11월5일 대선 후보를 확정한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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