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씨가 지난 4월 22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희쟁자들의 묘역을 참배하고 있는 모습(왼쪽). 오른쪽은 지난 2014년 11월 26일 해군사관학교 교정에서 열린 제117기 해군 해병대 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노 전 대통령의 손녀 최민정씨가 거수경례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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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이 89세를 일기로 26일 별세했다. 지병으로 오랜 병상 생활을 해온 노 전 대통령은 최근 병세 악화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집중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이날 오후 1시 40분쯤 생을 마감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옥숙 여사와 딸 소영씨와 아들 재헌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엘리트 출신 장성에서 대통령이 되기까지 수직 상승을 거듭했고 퇴임 후 옥고를 거치는 등 파란만장한 영욕의 삶을 살았다. 1979년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12·12 군사반란을 일으켰고,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진압에도 개입했다.
전 전 대통령과는 달리 노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56)씨는 2019년부터 계속 광주를 찾아 사죄하고 있다. 지난 4월에도 재헌씨는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5월 영령에 사죄했다. 당시 재헌씨 측은 “매년 5·18을 앞두고 찾아뵙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방문한 것”이라며 “오월 영령들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기 바란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직계가족 중 5월 영령에 사죄한 건 재헌씨가 처음이다.
지난해엔 “아버님이 말씀과 거동을 못하신다. 아버님의 뜻을 제가 알기 때문에 정중하게 참배 드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치유와 화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100번이고 1000번이고 사과할 것이다”고 말했다.
재헌씨는 지난 5월 25일에는 광주 동구에 위치한 한 소극장을 찾아 5·18 연극 ‘애꾸눈 광대-어느 봄날의 약속’을 관람하기도 했다. 이 연극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현장에서 투쟁하다 한쪽 눈을 잃은 이지현씨가 기획했다. 지난 2013년부터 매년 공연 중인 5월 대표 연극이다.
노 전 대통령의 장녀 노소영(60) 아트센터나비 관장은 지난 4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 전 대통령의 근황을 전한 바 있다. 그는 “아버지는 눈짓으로 의사 표현을 하시기도 하는데, 정말 하고픈 말이 있을 때 소통이 잘 되지 않으면 온 얼굴이 무너지며 울상이 되신다”며 “아버지가 우는 모습이지만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썼다.
노 관장은 1988년 선경그룹 최종현 회장의 장남 최태원(61) 현 SK그룹 회장과 결혼했다가 2015년 12월 이혼 절차에 돌입했다. 그는 최 회장과의 사이에 1남 2녀를 뒀다. 장녀 최윤정(31)씨와 차녀 민정(29)씨는 각각 SK바이오팜과 SK하이닉스 소속으로 미국에서 일하고 있다. 장남 인근(25)씨는 지난해 SK E&S에 입사해 근무하고 있다.
이중 노 전 대통령의 작은 손녀 최민정씨는 지난 2014년 11월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 입대해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후 청해부대 소속 충무공 이순신함에 승선해 아덴만에 파병되기도 했다. 재벌가 자제가 군대를 스스로 선택한 건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7년 11월 중위로 전역해 이듬해 중국 투자회사를 거쳐 지난 2019년 SK하이닉스에 입사했다. 민정씨는 중국 베이징대에 다닐 당시 장학금과 아르바이트로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했다는 일화로도 알려져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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