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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포르셰부터 테슬라·벤츠·현대차까지... 완성차 R&D 기지 된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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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슈퍼카 브랜드 포르셰는 중국에 생산 공장을 짓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중국에서 완성차를 생산하면 생산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메이드인 차이나(중국산)’가 포르셰의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려 장기적으로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올리버 블루메 포르셰 최고경영자(CEO)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포르셰의 매력을 유지하기 위해 더 높은 생산 비용을 감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생산하는 것에는 부정적이지만, 포르셰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중국 자동차 시장을 잡기 위해 상하이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블루메 CEO는 “6년 연속 최대 판매 시장을 기록한 중국 시장에 R&D 센터를 구축하면 소비자 요구를 반영하고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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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 도로를 달리고 있는 포르셰 전기차 '타이칸'./포르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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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중국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확대하면서 중국이 미래차 핵심 기지로 성장하고 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전기차를 중심으로 현지 제품 개발을 강화하겠다며 베이징에 R&D 테크 센터를 열었다. 현대차 역시 최근 중국 상하이에 디지털 R&D 센터 개소식을 열었고, 테슬라는 본사가 있는 미국 밖에 설립하는 첫 R&D 센터를 중국에 열 예정이다.

완성차 업체의 R&D 센터는 자동차 디자인부터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안전성 테스트·검증 등 광범위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 때문에 이미 많은 완성차 업체가 거대한 시장을 가진 중국에 R&D 거점을 두고 있는데, 최근 미래차 시장이 빠르게 영역을 넓히면서 중국의 입지는 더 커지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신에너지차(배터리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수소연료전지차) 판매량은 120만대를 넘어 작년 연간 판매량(136만대)에 육박하고 있다. 상반기에 판매된 전체 차량 중 신에너지차량 비중은 9.4%로, 작년 같은 기간(3.8%)보다 크게 높아졌다. 올해 중국의 신에너지차 판매는 지난해보다 70% 늘어난 24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중국의 친환경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데, 중국 현지에 R&D 센터를 확충하는 것은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현지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해 신차를 개발하고 중국에 특화된 모델을 개발하는 데 R&D 센터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중국 자동차 업계는 커넥티드카·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데, 특히 자율주행은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R&D 센터의 역할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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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2021 상하이 국제모터쇼에서 선보인 아이오닉 5와 투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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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뿐 아니라 당국의 규제 수준이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상황도 완성차 업체들이 현지 R&D 조직을 확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환경·데이터 등 자동차 업체가 적용받는 규제가 늘어나고 그 수준도 높아지면서 중국에 판매할 차량은 처음부터 현지 규제 수준에 맞춤형으로 제작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진 것이다.

한 예로, 미·중 간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올해 초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과 중국군에 테슬라 차량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R&D 센터 설립 등 중국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하면서 정면 돌파에 나섰다.

연선옥 기자(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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