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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남욱에 로비자금 5억” 준 사람만 기소…남욱은 불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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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대장동 수사기록 입수

이강길 “남, 현금 5억 달라고 해 쇼핑백 담아 트렁크 실었다”

경찰 조사서 구체 진술했지만 수원지검 특수부 남욱 불기소


한겨레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재소환돼 조사실로 향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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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경기도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 비리를 수사했던 수원지검 특별수사부가 당시 로비 자금 전달자로 지목됐던 남욱 변호사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 일부를 기소할 때 제외하고, 예금보험공사가 수사의뢰한 배임 혐의도 불기소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남 변호사를 변호했던 박영수 변호사, 수사팀을 지휘했던 강찬우 수원지검장은 공교롭게도 모두 화천대유 고문을 지냈다.

24일 <한겨레>가 입수한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 검·경 수사기록’을 보면, 2014년 4월과 6월 예금보험공사는 남 변호사를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혐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장동 사업에서 빠지도록 국회의원에게 로비한다는 명목으로 부동산개발업체 씨세븐의 이강길 전 대표로부터 13억3000만원을 받았고(변호사법 위반), 자신의 법인 소유 토지를 담보로 25억원을 빌린 뒤 개인적으로 사용했다(업무상 배임)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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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길 전 씨세븐 대표가 경찰 수사 과정에서 남욱 변호사에게 로비 자금을 전달한 상황을 그린 그림. 2015년 대장동 수사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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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표는 2014년 1월 경찰 조사에서 “2010년 초부터 남 변호사가 국회의원 ㄱ씨에 대한 로비 자금으로 사용하겠다며 현금 5억원을 요구해서 그해 5월께 대장동 마을회관 앞에서 남 변호사를 만나 종이로 된 쇼핑백 두 장씩 포갠 것 두 개에 각각 현금 2억5000만원을 담고 그 위를 신문지로 싼 것(합계 현금 5억원)을 남욱의 승용차 트렁크에 담아주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수원지검 특수부는 남 변호사의 범죄사실에 이를 포함하지 않고, 이 전 대표만 횡령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돈의 전달자로 지목된 남 변호사 등이 기소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특검 수사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는 “같은 범죄사실에 대해 한명만 기소하고 다른 한명은 아예 기소조차 하지 않은 이유가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가 2012년 3월 실소유한 법인 ‘나인하우스’의 부동산을 담보로 다른 업체에서 25억원을 빌려 이 중 5억5900만원을 빌라 구입에 사용하는 등 개인 용도로 쓴 혐의(업무상 배임)에 대해서도 역시 검찰은 기소하지 않았다. 남 변호사는 이 전 대표한테 8억3000만원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만 기소됐는데 5억3000만원은 돌려주고 3억원은 법률자문비라고 주장해 무죄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당시 수원지검 수사팀 관계자는 “(5억원이) 현금으로 전달돼 남 변호사가 그 돈을 받았다는 점이 명확하게 입증되지 못했기 때문에 (변호사법 위반으로) 기소를 하지 않은 것 같다. 배임 혐의 역시 입증이 어려워 불기소나 내사 종결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당시 수원지검장이었던 강 변호사는 “구체적으로 기억나진 않지만 입증이 안 됐으니 기소를 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했다. 강 변호사는 수사 당시 남 변호사를 변호한 박 변호사를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기억이 없다. 나한테 보고도 안 되는 (작은) 사건이었으니까 변호사가 따로 찾아오진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환봉 배지현 강재구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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