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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SLBM "위협"이라는 정부에, 美 성 김 "'도발'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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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북핵 수석대표 서울 회동
'종전선언' 논의는 큰 진척 없어
한국일보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뒤 약식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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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등 최근 북한의 군사행동을 “위협”이라고 규정한 문재인 정부와 달리, 미국은 “도발(provocation)”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대북 압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미는 24일 엿새 만에 서울에서 다시 얼굴을 맞댔지만 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 논의의 진척은 없었다.

미국 측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반도 현안을 협의했다. 양측은 일본 도쿄(9월 14일)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9월 30일), 미국 워싱턴(10월 18일)에 이어 한 달 남짓한 기간 4차례나 대면으로 만나는 등 북핵 협상 테이블을 꾸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김 대표는 비공개 협의 뒤 가진 약식회견에서 “우리는 북한을 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고, 어떠한 적대적 의도도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대화의 전제를 두지 말자는 기존 원칙을 되풀이한 것이다.

이날 만남에서 보다 눈길이 간 건 북한을 겨냥한 김 대표의 높아진 표현 수위였다. 그는 “최근 이어진 평양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진전에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미국)는 북한이 이런 도발과 불안정한 행동을 멈출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SLBM(19일)을 포함, 북한이 감행한 일련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도발’로 확실히 못 박은 것이다.

한미 양자 접촉에서 김 대표가 도발을 입에 올린 건 이례적이다. 1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개최된 한미일 3자 접촉 당시 도발 단어를 썼을 뿐, 한미 협의에선 언급을 자제해왔다. 그는 지난달 28일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쏘아 올린 직후 열린 한미 북핵협상 수석대표 회의 때도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만 했다. 외교 소식통은 “김 대표는 협상을 직접 수행하는 인사라 국무부 등 부처와 달리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 도발 표현 사용을 꺼렸지만, 북측의 군사행동 강도가 세지면서 메시지 톤도 강경해진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는 정부가 “북한 미사일 발사는 도발 아닌 위협”으로 평가 수위를 낮춘 것과 대조적이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앞서 2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도발은 우리 영공, 영토, 영해와 국민들한테 피해를 끼쳤을 경우”라며 SLBM 시험 발사는 위협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노 본부장은 이날 회견에서 관련 언급 자체를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남측의 느슨한 대응에 따른 북한의 오판을 우려해 대북제재 등 미국의 압박 병행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으로 읽힌다.

이날 한미의 새 협상 재개 카드로 떠오른 종전선언 논의에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한국의 종전선언 제안을 포함해 다른 ‘아이디어’들을 모색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통상 외교 문법에서 ‘아이디어 모색’은 해당 의제를 놓고 합의에 접근하지 못했을 때 잘 쓰는 표현이다. 종전선언을 대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이 아직 ‘법률 검토’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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