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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선언 논의 한발짝 나갔나…美, '진전입장' 여전히 비공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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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김 "종전선언 포함 다양한 아이디어 모색 협력"…공감대 형성 가능성

美, 북한 미사일 '도발' 규정하며 '이중기준' 요구 불수용 재확인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김경윤 기자 = 미국이 한국 정부가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한 협의 의지를 계속해서 밝히면서 조만간 종전선언 문안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미국은 협의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이고 진전된 입장 여부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이는 종전선언 '선결 조건' 등을 요구하는 북한 입장 등이 워낙 강해 아직은 종전선언 논의가 급진전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에서 24일 개최된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협의에서는 대북 관여 방안 가운데 특히 종전선언을 둘러싼 논의에 진전이 있는지에 관심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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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
(서울=연합뉴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이 성 김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와 24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후 도어스테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0.24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김 대표가 지난 18일 워싱턴DC에서 노 본부장과 협의한 뒤 기자들과 만나 종전선언 제안을 논의했다면서 "금주 후반 서울을 방문할 때 이 문제와 다른 상호 관심사에 관한 논의를 계속하길 고대한다"고 밝혀서다.

정부 안팎에서 김 대표가 미국 행정부 내부 검토를 토대로 이번 서울 협의에서 종전선언 문제에 더 진전된 입장을 밝힐지 주목해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 대표는 이날 한미 협의 이후 "노 본부장과 한국의 종전선언 제안을 포함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이니셔티브(different ideas and initiatives)를 모색하기 위해 계속해서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협의 직후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한 발언과 비교하면 '모색'(explore)과 '협력'이라는 단어가 추가된 것이 눈에 띈다.

이는 북한이 한미의 대화 시도에 무시로 일관하다가 이번 종전선언만큼은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은 상황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대화의 물꼬로서 종전선언 방안을 다시 들여다보고, 이를 비롯한 대북 신뢰 구축 조치를 모색하는 것에 더 열린 태도를 보인 것으로 감지된다.

한미가 종전선언에 담길 수 있는 문안에 대해 일정 수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미국이 좀 더 유연한 자세로 종전선언 카드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한미 양국은 이날 협의에서 종전선언의 필요성이나 예상 효과에 대해서 공감대를 이뤘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대표는 이날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 외에도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 자리에서도 종전선언 관련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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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스테핑서 발언하는 노규덕 본부장
(서울=연합뉴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성 김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와 24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후 도어스테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0.24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그러나 김 대표가 종전선언 자체에 대한 미국의 스탠스나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는 점을 보면 한미의 종전선언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단할 수만은 없어 보인다.

미국이 북한의 요구에 맞춰 종전선언 선결 조건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작다는 점도 이런 관측을 낳는다.

아울러 김 대표는 이날 북한의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둘러싼 우려를 표하는 데 발언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고, 잇단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했다. 김 대표의 발언에서 '도발'이 언급된 것은 근래에 드문 일인데 북한이 이를 트집 잡을 수도 있어 보인다.

또 북한에 기타 불안정 조성 행위(other destabilizing activities)도 중단한 채 대화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는데, 이는 최근 감지되는 북한의 핵 활동에 대한 간접적인 경고로도 해석될 소지가 있다.

결국 김 대표가 대북 신뢰 구축 방안 논의에는 어느 정도 유연함을 내비쳤지만, 자신들의 군비 증강을 용인하라는 북한의 이른바 '이중기준' 요구에 대해서는 양보할 수 없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단 한미의 대북 관여 카드로 수면 위에 올라온 것은 인도적 지원이다.

김 대표는 이날도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해 북한과 협력할 준비를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미 양국 정부는 상황이 비교적 안정되면 대화 과정에서 인도적 지원이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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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스테핑서 발언하는 성 김
(서울=연합뉴스) 성 김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24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후 도어스테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0.24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한편, 북핵 협상 담당자인 김 대표가 이번 협의 직후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언급한 배경도 관심을 끈다.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은 통상 미국이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와 함께 중국을 압박할 때 사용하는 수사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미국은 동맹국들과 파트너로 협력할 때 가장 강력하며 한미동맹은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다"며 "양국이 함께 극복하기 어려운 도전은 없으며 개방되고 자유로우며 안전한 인도·태평양지역을 위해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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