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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일상회복 기대로 들뜬 사회…방역 최일선 “위드코로나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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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간호사·구급대원 "위드코로나, 방역에 구멍내선 안돼"

전문가 “방역체계 끝나는 것 아냐…더 많은 관심·노력 필요”

뉴스1

22일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구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채취를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1.10.2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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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일명 '위드(with) 코로나'가 임박하면서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은 가운데, 방역 최일선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이 1년9개월째 이어진 상황에서 의료진은 '코로나19 방역 둑'과 같은 존재로,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좀 더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먼저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일일 확진자가 치솟은 해외 사례를 예로 들면서 단기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 증가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수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24일 뉴스1에 "위드 코로나가 된다는 것은 결국 지금보다 방역이 완화된다는 것인데 그러면 환자가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영국의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급격한 방역 정책의 완화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이처럼 확진자가 치솟으면 의료자원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지난 22일 의료연대본부가 공개한 서울대병원 응급중환자실에서 근무 중인 11년차 간호사가 쓴 편지글에 따르면, 그는 "일상회복과 위드 코로나 소식이 들려온다.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병원으로 몰려들지 무섭다"고 토로했다.

박수현 대변인도 "위드 코로나가 되면 일반인 입장에선 일상을 돌려받을 수 있겠지만 이를 위해서 의료진들이 더 많이 헌신해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언급했다.

이미 전국 병원에서는 의료진 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근무환경이 취약한 탓도 있겠지만 극에 달한 의료진들의 피로도가 감염에 더 취약한 몸상태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위드 코로나의 세부적인 대책이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 후에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 병원의 응급실에서 근무 중인 의사 A씨는 "지금도 열이 나는 환자를 왜 (응급실에서)못받느냐고 비난을 많이들 한다"면서 "응급실에는 여러 이유로 백신 접종을 못하신 분들이 있다. 확진자가 아니더라도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있는 분이 주변에 있으면 다른 환자들이 위험해지고, 최악의 상황때는 병원을 폐쇄해야 한다. 그럼 또다시 환자들이 갈 곳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백신 부작용 등을 호소하는 이들이 응급실로 몰린 것 역시 정부에서 의료계와 충분히 소통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의견도 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이 높은 노인들이 있는 요양병원도 걱정은 마찬가지다. 수도권의 한 요양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 B씨(33·여)는 접촉 면회를 예로 들었다. 접촉면회는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1인실 또는 독립된 별도 공간에서 이뤄지는 면회를 뜻한다. B씨는 "위드 코로나가 되면 병원에서 접촉 면회를 풀 텐데 괜찮을지 의문이고, 노인들이 대다수인 만큼 걱정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재택치료를 받던 환자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숨지는 일도 있었다. 이와 관련 박수현 대변인은 "환자의 상태가 급작스럽게 나빠지면 대처하기 어려운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대비를 충분히 하지 않으면 그런 식으로 희생되는 분들이 계속 나올 수 있다. 의료계와 협의해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탁 교수도 "장기간 늘어나는 의료부담을 감당해야 하므로 일시적이고 한시적인 형태의 의료대응체계가 아닌 일상적인 의료전달체계 안에서 코로나19를 감당할 수 있도록 전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인천소방에서 근무하는 구급대원 C씨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위드 코로나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부족한 만큼 위드 코로나에 대한 사회적 홍보가 더 필요하다"면서 "잘못 인식된 위드 코로나는 자칫 어렵게 만든 방역체계에 구멍을 낼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한편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는 지난 13일 출범했다. 1·2차 전체회의 및 공개 토론회, 공청회 등을 통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한국형 위드 코로나'를 위한 이행계획을 오는 29일 발표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방역과 의료대응 체계, 거리두기 체계 개편 등이 공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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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서울 금천구 금나래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예방접종센터 앞 공원에서 어린이들이 뛰어놀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1.10.1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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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위드 코로나로 간다고 해도 개인 방역 수칙은 끝까지 지켜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김탁 교수는 "마스크 착용은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도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C씨도 "의심 증상 환자 이송시 병원마다 격리실 수용 부족으로 인해 이송과 현장 활동에 어려움이 길어지고 있다"면서 "위드 코로나는 지금까지 해오던 방역체계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방역체계"라고 강조했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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