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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故이건희 회장 1주기... 이재용의 ‘뉴삼성’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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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오는 25일 고(故) 이건희 전 회장 타계 1주기를 맞아 본격적인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한다)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다음달 중 미국을 방문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식화한다. 삼성SDI(006400)는 세계 4위 자동차업체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을 통해 미국 배터리 투자에 나서면서 막혔던 삼성그룹의 해외 투자에 물꼬를 텄다.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이 오는 연말 대규모 임원 인사를 통해 ‘뉴(New) 삼성’ 비전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이건희 전 회장 1주기 추모식은 25일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이 부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과 사장단 일부만 참석해 치러질 것으로 전해졌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해 10월 25일 78세로 별세했다.

재계에서는 지난 8월 광복절 때 가석방된 이 부회장이 부친 타계 1주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 반대 여론과 취업 제한 논란 등을 의식한 듯 가석방 후 공식적인 행보를 최대한 자제해왔다. 지난 추석연휴(19~22일) 미국 출장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출소 후 32일 만인 지난 달 14일 김부겸 국무총리를 만나 대규모 청년 고용 협약을 체결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공식 일정이었다.

이 부회장 출소 11일 후에 삼성그룹은 반도체·바이오 등 전략 사업에 24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수개월을 끌어온 미국 반도체·배터리 투자 결정은 계속 미뤄졌다.

그러다 최근 삼성그룹의 굵직한 해외 투자가 발표되거나 발표를 앞두고 있어 이 부회장의 공식 경영 복귀가 곧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다음 달 미국 출장을 떠나 삼성전자의 신규 파운드리 공장 건설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공장 설립 장소로는 텍사스주 테일러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테일러시 의회는 최근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위한 세제 혜택과 용수 지원 등을 포함한 지원 결의안을 최종 의결했다.

이 부회장은 공장 부지 선정과 건설에 미국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인 만큼 직접 관계자들을 만나 관련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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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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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는 삼성그룹의 해외 투자 신호탄을 쐈다. 삼성SDI는 세계 4위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립한다. 구체적인 투자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최소 조 단위를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삼성그룹의 반도체·배터리 투자가 속도를 내는 걸 보면 이 부회장이 출소 후 업무 파악을 마치고 의사 결정까지 진행하는 단계에 온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그룹 일각에서는 연말 인사가 평소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의 출소 이후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에 맞춰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임직원 인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보고서를 작성 중이다. 삼성그룹은 미래전략실 해체 후 사업부문별로 나누어진 3개 태스크포스(TF)를 재편해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직 개편이 연말에 이뤄지지 않더라도 내부적으로 쇄신을 위한 인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 부회장 수감 기간에 최소한의 인사 이동만 이뤄진 만큼 이번 인사에는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된다. 삼성은 매해 3분기부터 인사 평가를 진행한 뒤 12월 초 인사를 단행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 1주기 추도식 때 별도의 경영 비전이나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주목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삼성그룹 창업주이자 조부인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33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사업보국 창업이념을 계승·발전시키자”고 말하기도 했다.

◇ 선대 회장과 다른 경영 철학... 이재용 ‘뉴삼성’이 가져온 변화

이 부회장은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6년 반 동안 사실상 삼성그룹을 이끌었다. 그동안 화학·방산 빅딜, 무노조 경영 폐지, 경영 승계 포기, 바이오산업 육성 등 선친과 다른 자신만의 경영 철학을 보여주기도 했다.

2014년 그룹의 비주력 사업이던 화학·방산을 정리한 것은 이 부회장의 과감한 결단으로 평가된다. 그는 2017년 삼성그룹 역사상 최대 M&A로 꼽히는 전장기업 하만 인수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적극 육성하고 있는 바이오산업은 삼성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제2의 반도체’로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를 필두로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 등 바이오산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삼성은 전문 인력 양성, 원부자재 국산화, 중소 바이오테크 기술 지원 등을 통해 국내 바이오 산업 생태계 및 클러스터 활성화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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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향후 3년간 CDMO, 바이오시밀러 등에 투자해 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4공장이 완료되면 CDMO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삼성은 바이오 사업에 뛰어든 지 9년 만에 CDMO 공장 3개를 완공하는 등 생산 규모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바이오 주권’을 둘러싼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라 삼성의 바이오 투자에 거는 정부의 기대감도 높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3대에 걸쳐 내려온 경영 DNA를 바탕으로 바이오 분야에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써 내려갈지 주목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그동안 미·중 무역 갈등, 코로나19 사태, 중국 반도체 굴기 등 국내외 악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이는 실적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후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해마다 230조원 안팎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280조원의 매출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건희 회장의 투병 직전인 2013년에는 228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송기영 기자(rck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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