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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전두환 비석 밟은 이재명…"윤석열은 존경하는 분 못밟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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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머니투데이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22일 오전 광주 북구 민족민주열사묘역(옛 망월묘역) 입구 땅에 박혀 있는 '전두환 기념비'를 밟고 있다. '전두환 기념비'는 1982년 전두환씨의 전남 담양군 방문을 기념해 세워졌던 비석으로, 광주·전남 민주동지회가 비석의 일부를 떼어내 가져와 참배객들이 밟고 지나가도록 설치했다. 2021.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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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2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석을 밟고 지나갔다. 이 후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존경하는 분을 밟기 어려우니 오기 어렵겠다"고도 했다. 최근 전 전 대통령을 미화하는 취지로 읽힐 수 있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된 윤 전 총장과 거리를 벌리며 명확성을 더해가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정감사 준비와 시행 때문에 좀 늦어진 것이지 그렇지 않다면 언제라도 가장 빨리 와서 인사드릴 곳이 5·18 묘역"이라며 "윤 전 총장의 발언은 특별히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민주주의는 어느 날 오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고 지켜온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은) 민주주의, 인권과 평화를 위해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고 민중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민주주의 체제 속에서 혜택만 누리던 분이어서 전두환이라는 이름이 가진 엄혹함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전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문에는 "전두환 씨는 내란범죄의 수괴고 집단학살범"이라며 "국민이 준 총칼로 주권자인 국민을 집단살상한 어떠한 경우에도 용서할 수 없는 학살반란범"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폭력범죄에 대해서는 살아있는 한 처벌한다, 영원히 배상한다는 취지에서 공소시효와 소멸시효를 배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나치 전범은 지금도 추적해서 처벌하고 있다. 그래야 다시는 독일에서 나치 전범 사례가 생기지 않을테니까"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우리사회도 당연히 국가 폭력범죄에 대해 공소시효와 소멸시효를 다 배제하고 살아있는 한 반드시 처벌하고 영원히 배상하고 진상규명을 기록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며 "전두환 그분이 제발 오래 사셔서 법률이 바뀌더라도 꼭 처벌받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 후보와 경선에서 맞붙었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경선 이후 최대한 조용히 지내고 있지만 윤석열 씨의 언동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전두환 씨를 옹호한 그의 망발은 바닥을 알 수 없는 그의 무지와 저급한 역사인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과 요구가 빗발치는데 '사과' 사진을 SNS에 올린 그의 처사는 국민을 향한 조롱인지 세상에 대한 무감각인지 어이가 없다"며 "윤 씨는 이미 대선주자의 자격을 잃었따. 그런 사람이 국가 최고책임자가 되겠다고 행세하는 현실은 대한민국의 위기를 예고한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한목소리로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씨의 최근 전두환 찬양 망언의 문제는 단순한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이 6월 항쟁 이후 지금까지 쌓아왔던 민주공화질서의 기본 가치관을 뒤집는 망발"이라며 "사과를 하려면 제대로 사과를 해야지 강아지한테 사과를 주는 이런 식의 국민을 조롱하는 행위를 해서는 정말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도 "(윤 전 총장은) 사과를 요구받자 SNS에 돌잡이 사진을 올리고 '지금도 사과를 가장 좋아한다'는 문구까지 넣어 조롱했다"며 "사과하고 나서는 자신이 키우는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후보는 전두환 찬양 망원 이전에도 대구를 찾아 '다른 지역이었다면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라며 지역주의를 조장한 바 있다"며 "'손노동은 아프리카에서나 하는 일'이라는 노동천대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지역주의, 노동천대, 인종차별에 이번 극우본색까지 더해지면서 얕디얕은 윤석열 후보의 바닥이 다 드러났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19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전 전 대통령처럼 각 분야에 인재를 고용해 정치를 하겠다는 취지였다고 했지만 미화 논란이 불거졌다.

윤 전 총장은 발언 이틀 뒤인 21일 "소중한 비판을 겸허하게 인정한다. 그 누구보다 전두환 정권에 고통을 당하신 분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사과 이후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반려견인 '토리'에게 사과를 주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려 또다른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국민을 조롱한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윤 전 총장 선거캠프는 "업무상 실수"라고 사과한 뒤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했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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