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檢, 유동규에 일단 배임죄 적용 안해...윗선 수사 막히나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서울구치소로 호송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법원 서관 출입문이 아닌 법원 구치감으로 이어지는 지하통로를 통해 영장심사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앞서 1일 유 전 본부장을 체포해 이틀동안 조사한 후 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10억원대 뇌물 혐의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10.3/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장동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기소했으나 이번 사건의 핵심으로 꼽히는 배임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검찰은 '보강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윗선 수사를 위한 관문인 배임 혐의를 뺀 것이 의도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2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부정처사후수뢰 혐의로 유 전 본부장을 구속기소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사업 구조를 설계한 인물이다.


배임 혐의 빠져...이유는?

유 전 본부장에게는 703억원대 뇌물 혐의가 적용됐으나, 이 뇌물을 받고 화천대유 측에 유리하게 사업구조를 설계해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에 피해를 끼쳤다는 혐의는 일단 제외됐다.

당초 유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에는 사업 설계 과정에서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하는 등의 방식으로 화천대유 측에 4040억원의 배당 이익을 안기고, 성남시에는 최소 1100억원 이상의 손해를 입힌 혐의가 기재됐다. 검찰은 이처럼 화천대유가 수천억원대 수익을 올린 데에는 성남시가 초과 수익에 대한 환수 장치를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봤다. 유 전 본부장이 초과이익 환수 없이 사업을 설계했고, 이 대가로 700억원대 뇌물을 수수했다는 것이 검찰 수사 골자였다.

그러나 검찰은 유 전 본부장 기소 시점까지 배임 액수를 정확히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공사가 먼저 1800억원대 개발이익을 차지하기로 한 선택을 의도적으로 성남시에 손해를 끼치려한 행위로 단정하기 어렵다고도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등의 경우, 공범관계 및 구체적 행위분담 등을 명확히 한 후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대장동 사업을 놓고 5000억원을 공익환수한 사업이라고 주장해왔는데, 검찰이 이 주장도 일리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배임 혐의 적용은 향후 수사 상황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임 규명 없이는 이재명 수사도 불가능...향후 배임 수사 관심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유 전 본부장이 윗선의 지시 없이 화천대유에 유리한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짜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의심해왔다. 이때문에 법조계에서는 유 전 본부장의 배임 혐의가 윗선으로 갈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유 전 본부장이 사업구조를 짤 때 윗선이 개입했다면 공범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 전 본부장이 이 후보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 재개발 관련 업무를 시작한 점, 이후 성남시설공단 기획본부장을 거쳐 성남도시공사 본부장, 경기관광공사 사장까지 지내며 승승장구한 점 등 때문에 가장 유력한 윗선으로는 이 후보가 거론됐다.

검찰이 유 전 본부장에게 일단 배임혐의를 적용하지 않으면서 윗선 수사 역시 막힌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통상적으로 기소시점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보다 혐의가 줄어드는 경우는 잘 없다"며 "배임 혐의 적용이 쉽지 않은 상황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을 재판에 넘긴 뒤로도 조사를 계속해 추가 기소할 예정이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로비 의혹으로 시작됐던 사건인 만큼 유 전 본부장 선에서 수사가 끝난다면 검찰은 부실수사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