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누리호 700㎞ 고도 비행… 위성모사체 궤도안착 못 해 ‘절반의 성공’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이 독자 기술로 만든 최초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첫 발사했으나 ‘미완의 성공’에 그쳤다. 누리호는 이날 목표한 고도 700㎞까지 무사히 올라갔으나 위성모사체를 궤도에 올리는 데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국내 독자 개발한 발사체가 목표 도달에 근접했다는 점에서 1989년 불모지에서 시작된 한국의 우주 도전이 30년 만에 중요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누리호는 21일 오후 5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솟아올라 967초만에 고도 700㎞에 도달했다. 이후 1.5t의 위성모사체를 초속 7.5㎞로 궤도에 올려놓아야 했으나 아쉽게도 실패했다.

1단 엔진 추력이 300t에 도달하자 힘찬 불꽃을 내뿜으며 우주로 향한 누리호는 127초만에 고도 59㎞에서 순조롭게 1단 엔진을 분리했다. 233초 후 고도 191㎞에서 페어링(위성 등 발사체 탑재물을 보호하는 덮개) 분리, 274초 후 고도 258㎞에서 2단 엔진 분리도 성공했다.

세계일보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누리호가 절반의 성공에 그쳤지만 무사히 목표 고도에 도달했다는 점에서 한국은 우주 도전 30년 만에 ‘우주 기술 독립’ 문턱을 눈 앞에 두게 됐다. 국내 연구진은 발사체 기술의 국가간 이전이 엄격히 금지된 상황에서 시행 착오를 거듭하며 누리호를 자력으로 탄생시켰다. 75t급 액체엔진부터 발사대, 엔진 시험설비까지 우주 발사체에 필요한 기술 전반을 자체 개발했다. 러시아 기술진이 진행한 나로호와 달리 발사체 운용 전 과정도 자체적으로 수행했다.

누리호는 1.5t 위성을 싣고 지구 궤도 600~800㎞까지 올라갈 수 있는 우주 발사체다. 사업 기간은 2010년 3월부터 내년 10월까지로, 투입 예산은 1조9572억원이다. 누리호는 300t급 액체엔진(75t 4기 묶음) 1단, 75t 액체엔진인 2단, 7t 액체엔진의 3단으로 구성됐다. 길이 47.2m, 중량 200t의 육중한 몸체로, 들어가는 연료·산화제만 180t이 넘는다.



누리호는 내년 5월 0.2t 성능 검증 위성과 1.3t 더미 위성을 싣고 2차 발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어서 내년과 2024년, 2026년, 2027년 4차례에 걸쳐 반복 발사를 한다. 인공위성을 믿고 맡길만큼 발사 성공율을 올리기 위해서다.

누리호가 상용화되면 한국은 원하는 시기와 조건에 언제든 위성을 띄울 수 있게 된다. 앞으로 우주 자원을 탐사해 수익을 올리는 우주 산업화 경쟁이 본격화될 때 당당히 겨룰 발판도 얻게 된다.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2)'의 발사 참관을 마치고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통제관리실을 찾아 연구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를 찾아 발사를 참관하고 결과를 보고받은 뒤 “아쉽게도 목표에 완벽히 이르지 못했다”면서도 “첫 번째 발사로 매우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발사체를 우주 700㎞ 고도까지 올려보낸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며 우주에 가까이 다가간 것”이라며 “오늘 부족했던 부분을 점검해 보완하면 내년 5월에 있을두 번째 발사에서는 반드시 완벽한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은아 기자, 고흥 나로우주센터=공동취재단 sea@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