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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임무 미완으로 끝난 누리호...지난했던 11년 7개월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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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실패 떠나 약 12년간 쏟아부은 열정”
2007년 ‘제1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이 단초
국내 독자 기술 위해 항우연·대학·기업 참여
한국일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누리호는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에 투입하기 위해 제작한 3단 발사체로 엔진 설계에서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용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완성했다. 고흥=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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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하지만 11년 7개월간 국내 우주과학기술의 역량이 집결된 초대형 프로젝트의 가치는 충분히 입증했다. 제작과 시험, 발사 운영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추진한 최초의 실용 위성급 발사체라는 점에서 누리호 개발 과정은 '우주 독립'을 위한 길에 비유된다.

부품 37만 개로 이뤄진 누리호에는 국내 300여 기업, 500여 명이 11년 7개월간 쏟아부은 혼신의 노력이 깃들어 있다. 용홍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발사 하루 전인 20일 언론 브리핑에서 "땅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이제 부품 37만 개가 설계대로 작동이 잘 되기를 기다린다"며 "이번 누리호 발사는 성공과 실패를 떠나 항공우주연구원의 도전정신, 그리고 약 12년간 쏟아부은 열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계획 수립부터 발사까지...역경의 11년 7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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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개발 일지. 그래픽=김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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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가 차원에서 '발사체 기술개발 자립'을 우주 개발 목표로 채택한 건 14년 전인 2007년 '제1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다. 1993년부터 위성 중심의 투자를 이어온 정부는 2001년부터 발사체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발사체 관련 기술개발에 투자한 국가는 20개국에 불과했다. 우리 정부는 이후 2010년 3월부터 현재까지 총 1조9,572억 원을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개발에 투입했다.

누리호 개발사업은 크게 3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인 2010년 3월부터 2015년 7월까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등은 7톤급 액체 엔진을 개발하고 지상연소시험 및 액체 엔진 시험설비를 구축했다. 2단계인 2015년 8월부터 2019년 2월에는 추진기관 시스템 시험설비를 구축하고 발사체 상세 설계를 완료했다. 2단계 기간인 2018년 11월에는 75톤급 액체 엔진 개발·인증과 함께 시험발사체를 쏘아 올렸다. 2018년 4월부터 시작된 마지막 3단계는 현재 진행형이다. 75톤급 엔진 4기를 활용한 클러스터링 기술 개발과 한국형발사체 2회 발사가 3단계의 목표다. 또한 이날 첫 발사한 누리호가 완수하지 못한 임무는 내년 5월 예정된 2차 발사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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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누리호. 그래픽=김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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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적 우주 전략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주관기관인 항우연뿐 아니라 국내 대학과 민간기업도 지난한 개발과정에 참여했다. 항우연은 발사체 시스템을 총괄하며 핵심 기술 개발과 발사장·조립장 등 기반시설 구축, 발사 운영 등을 담당했다. 대학에서는 발사체 관련 선행·기초기술을 연구하고 요소기술 개발 및 인력을 양성하는 역할을 맡았다. 민간 기업들은 부품·서브 시스템 제작·시험, 발사체 총조립, 발사체 개발을 위한 가공·제작 기술 습득 등을 분담했다.

첫 발사를 비롯해 앞으로 이뤄질 발사 시도가 성공하면 한국은 자국 영토에서 1톤 이상의 실용급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오승협 항우연 발사체추진기관개발부장은 "이번 시험발사 임무는 1.5톤 위성을 저궤도에 투입시키는 것인 만큼 첫 발사 위험을 감안해 1.5톤 위성과 무게와 형상이 똑같은 모사체를 실었다"며 "내년 5월 두 번째 발사 때는 무게 200㎏인 진짜 위성과 모사체를 함께 싣고 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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