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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발사] 한국판 스페이스X 키운다…우주산업 생태계 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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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21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600~800km)에 투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3단 발사체이며 엔진 설계에서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용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완성한 최초의 국산 발사체이다./고흥=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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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21일 오후 한국의 '우주독립'과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를 이끌 '누리호(KSLV-2)'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목표 고도에 올라가 위성 모사체 분리까지 성공했지만 궤도 진입에는 실패해 2% 부족한 성공이라는 평가다.

누리호 발사 등 정부의 우주 개발 사업이 계속되면서 민간 우주 산업 활성화 등 경제 효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누리호의 80%를 제작한 민간 업체들은 한국판 '스페이스X'를 꿈꾸며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드론 택배 등 미래 산업과 함께 등장하는 우주 시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 2조 투입, 5조 생산유발 효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10년 3월부터 1조9572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누리호는 이미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나타냈다. 이 예산의 80%인 1조5000억원 가량이 민간업체의 매출액으로 돌아갔다. 2013년 발사에 성공했던 나로호의 예산 중 민간업체 몫이 1775억원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10배에 가깝다. 또 누리호 개발 사업의 생산 유발 효과는 약 5조543억원, 부가가치유발 효과는 1조6665억원, 고용 창출 효과는 1만7496명으로 추정된다.

정부와 항우연은 특히 민간이 우주 개발을 주도하는 시대적 흐름에 발 맞춰 이번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민간업체들이 향후 발사체 제작ㆍ발사ㆍ운용 등의 기술을 습득해 자체적으로 생존해 갈 수 있는 우주 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실제 항우연은 개발 초기 설계 단계부터 산ㆍ연 공동 설계 센터를 구축해 기술 이전 및 인력 연수ㆍ협업를 통한 기술력 향상을 지원했다. 항우연 관계자는 "누리호 개발을 통해 산업 생태계 조성과 산업체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누리호 체계 총조립, 엔진조립, 각종 구성품 제작 등 기술 협력을 통해 산업체역량을 강화하고 점진적으로 기업의 역할을 확대해 향후 발사 서비스 주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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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는 민간업체가 만들어

12년간 2조원 가량이 투자된 누리호 개발 과정에는 주요 업체 30여개, 전체 300여개 업체 500여명의 인력이 부품 제작, 조립, 엔진 제작, 발사대 건설 등에 참여했다. 대표적인 기업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추력기시스템, 배관조합체, 기체공급계, 엔진총조립, 산화제ㆍ연료 펌프, 터빈, TVC구동장치시스템/추력기시스템 등 엔진과 관련한 주요 부품 제작과 조립을 사실상 총괄했다. 또 어렵기로 소문난 2, 3단 추진제 탱크와 탱크 연결부를 제작한 두원중공업도 특수용접기술 개발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체계총조립과 1단 추진제 탱크를 맡았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현대중공업도 순수 국내 기술로 3300도의 고열과 300t의 추력을 견뎌 내야 하는 까다로운 기술이 필요한 제2 발사대 건설 작업을 총괄했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우리나라의 독자기술로 우주발사체 기술을 확보하는 데 더 큰 의의가 있다"면서 "미국의 스페이스X가 혼자서 그렇게 된 게 아니다. 60년 넘게 미 항공우주국(NASA)가 쌓은 기술과 산업 인프라가 뒷받침됐는데, 우리는 항우연 주도로 그걸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국내기업들이 스페이스X처럼 역할을 하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홍택 과기정통부 제1차관도 이날 누리호 발사 직전 "한국의 300개 넘는 기업이 참여해서 독자적으로 엔진부터 전 부품을 제작했다"면서 "지금까지는 항우연 중심으로 발사체 개발을 했는데, 앞으로는 추가적인 5번에 걸친 발사를 통해서 발사체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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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개발 경쟁, 한국 몫 생겼다

우주 개발을 위한 가장 중요한 단계인 자립적 우주 발사체 기술을 쌓은 만큼 코로나19 펜데믹에도 불구하고 치열해진 전세계의 우주개발 경쟁에 한국도 본격적으로 참전하게 됐다. 정부는 올해 2월 확정한 우주개발계획을 통해 향후 100여개의 인공위성 발사 등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지난 3월 발사된 차세대 중형위성 1호 등 다양한 첨단 위성을 개발ㆍ활용하기 위한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되고 있다. 천리안 3호, 다목적실용위성 6호ㆍ7호 등 중대형 위성은 물론 군사용으로 활용 가능한 초소형 위성 군집시스템, 2단계 군 위성통신체계, 전략 표적 감시를 위한 정찰 위성, 초소형위성 체계 확보 등 본격적인 군사 위성 개발도 추진 중이다. 내년 8월 '달 탐사 궤도선'이 될 예정이며, 2030년엔 차기 발사체를 이용한 달 착륙 탐사선 발사가 추진된다.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도 8기의 위성을 쏴 2030년대 중반까지 구축된다. 자율주행차ㆍ드론 등 4차 산업혁명과 국가 인프라 운영에 필수적인 위치ㆍ항법ㆍ시각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6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와 약 7조 원 이상의 경제적 가치가 창출된다. 특히 한국은 현재 위성 8기를 운용 중이지만 2027년에는 100기로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적으로도 글로벌 위성영상 산업 규모는 연평균 13% 성장해 2026년에는 121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이 진행 중인 2024년 달 유인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도 적극 참여하는 한편, 국제우주정거장(ISS)를 대체할 것으로 보이는 루나게이트웨이 건설 프로젝트, 소행성 탐사 등도 적극 추진된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19년을 우주항공산업의 원년으로 선언하며, 민간 기업의 주도로 2040년에는 우주산업의 시장 규모가 1조 1,000억 달러(약 1,265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7월 버진 갤럭틱, 블루 오리진 등이 시작한 우주 관광 산업도 2030년에는 시장 규모가 40억 달러(약 4조 6,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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