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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취재후일담] 인뱅 '이자 지원' 체리피커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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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이주형 경제부 기자


아시아투데이 이주형 기자 =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카카오뱅크의 이자 지원 제도가 이른바 ‘체리피커(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소비자)’에게 활용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수익이 줄어들 수 있음에도 고객의 이자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좋은 제도를 시장에 내놓았는데, 정작 필요한 이들에게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는 아쉬움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카뱅이 중도상환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는 만큼, 체리피커들이 이자를 지원받자마자 대출을 상환해버리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현재 금융당국이 강도 높은 대출 규제를 이어오면서 중·저신용자 대출도 규제 대상으로 오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체리피커들 때문에 정작 실수요자들은 받아야 할 대출을 못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뱅은 지난 6월부터 진행한 ‘신규 중·저신용 고객 대상 대출 첫달 이자 지원’을 연말까지 연장했습니다. 차주의 부담을 낮춰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늘리기 위한 조치인데요, 같은 이유로 카뱅은 중도상환 수수료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케이뱅크도 이달 말까지 신규로 신용대출을 받는 중·저신용 고객에게 두 달 치 이자를 캐시백 해주는 이벤트 진행 중입니다. 마찬가지로 중도상환수수료는 받지 않지만 카뱅의 지원제도와 다른 점이 있습니다. 첫 달 이자는 대출을 받은 후 3개월째 이자를 정상 납부한 뒤에 지원하고, 두번째 달 이자는 12개월째 이자를 정상 납부한 뒤에 지급하는 조건입니다.

카뱅은 이 같은 조건이 없어 체리피커들에게 달콤한 유혹이죠. 한 달만 대출을 받았다가 중도상환하면 비용을 들이지 않을 수 있죠. 기한이 정해진 한시적 이벤트인 만큼, 평소라면 큰 문제가 발생하진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도 총량 규제에 포함하기로 방침을 세운 상태입니다. 이에 실수요 대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체리피커가 늘어나는 만큼 실수요자에게 공급할 유동성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생활고를 겪는 중·저신용자를 지원하겠다’는 카뱅의 취지는 의심할 여지 없이 이상적입니다. 다만 실수요자 피해 방지 차원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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