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국민의힘 경선 '불똥' 당 내부로…소속당 공격하는 주자들 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유승민, 윤석열·최재형 영입 비판]

머니투데이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이 19일 오전 대구 호텔수성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언론인모임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마친 뒤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10.19/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선후보 본경선을 20여일 앞둔 국민의힘 당내 분위기가 험악하다. 경선 후보들은 연일 날선 공방을 이어가는 가운데 소속당을 비판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갈등의 불씨가 당 내부로 번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19일 대구 호텔수성에서 열린 대구·경북중견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 토론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정치적 중립 때문에 보장한 임기를 마치지 않고 나와 대선에 출마해 국민의힘 대선 주자로 나선 건 정상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또 ""그런 분들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돼 있는 것을 보면 국민의힘이 정상적인 당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 내부의 인재양성이 잘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유 전 의원은 "선진화된 정당은 내부에서 인재를 기르는 시스템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 보수정당은 선거 때만 되면 절반 정도는 공천에서 아웃시키고 비워놓고는 명망가를 찾아 집어넣는다"고 했다.

이어 "시장에서 거래하듯 정치를 해 자기 분야에서 잘 나가고 이름 있는 사람을 찾아 공천을 줘 낙하산이 많다"며 "민주당은 보좌관·사무처 당직자 출신 등이 올라온 경우가 많은데 그런 점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앞서 나간 정당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윤석열, 최재형 두 후보를 겨냥하며 결국 이들을 '영입'한 국민의힘의 현주소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한 걸로 풀이된다. 본인은 당 내부 출신이란 점을 강조한 것이다.

지난 13일에는 윤 전 총장의 '당 해체' 발언이 한 차례 논란이 됐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선거캠프 제주선거대책위원회 임명식에서 "정치판에 들어오니 이건 여당이 따로 없고 야당이 따로 없다"며 "정권을 가져오느냐 못 가져 오느냐는 둘째 문제이고,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장모와 부인을 둘러싼 의혹, '미신' 논란을 두고 홍준표 의원과 유 전 의원 등 경쟁후보들이 자신을 향해 맹공을 퍼붓자 "정신머리"라는 말을 써가며 불만을 토로한 것. 이때 경쟁 후보뿐 아니라 당을 비판했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홍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일대일 맞수토론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0.15/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승민 전 의원은 도리어 윤 전 총장 등을 영입한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당을 비판한 건 같지만 문제의식의 방향이 정반대인 셈이다. 이는 네 명의 경선후보, 그중에서도 원희룡 후보를 제외한 윤석열·홍준표·유승민 세 후보간 치열한 신경전의 여파로 해석된다. 각자 자신의 출마 명분을 강조하다보니 경쟁후보들과 관련해 당까지 과녁에 올린 셈이다.

19일 오전 윤 전 총장은 부산에서 당원들과 만나 "당에 오래 계신 분은 당의 중요 자원이지만 혁신할 때는 외부 수혈이 돼야 한다"며 "선거 '4연패' 주역들이 당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기보다 새로운 피인 제가 당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등에서 기존 멤버들이 패하지 않았냐는 것이다. 자신이 외부영입인사라는 점을 극복하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홍준표 의원은 '4연패' 발언에 대해 "우리가 4연패로 당이 존망의 기로에 서 있을 때 문재인 정권의 앞잡이가 돼 우리당을 혹독하게 궤멸시킨 공로로 벼락출세한 사람이 할 말인가"라며 "천지도 모르고 날뛰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는 것이 정치판"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지난 14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들어온지 석달 밖에 안 된 사람이 '정신머리 안 바꾸면 당 해체해야 한다'고 한다"며 "뻔뻔하고 건방지기 짝이 없다. 그 못된 버르장머리 고치지 않고는 앞으로 정치 계속 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