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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이정도 보내면 검찰에서 알아서 해줘”…조성은에 상세히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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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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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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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총선 직전인 지난해 4월3일 ‘고발 사주’ 사건의 제보자 조성은씨에게 범여권 정치인들과 언론인들에 대한 고발장을 보내면서 “이정도 보내고 나면 검찰에서 알아서 수사해준다, 이러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검찰에 “이야기를 해놓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발장 접수 전 검찰과의 사전 교감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19일 MBC PD수첩이 공개한 김 의원과 조씨의 지난해 4월3일 통화 녹음파일을 보면, 김 의원은 고발장의 접수처 및 접수 방식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김 의원은 고발장을 전달하기 전인 오전 10시와 고발장 전달 직후인 오후 4시에 조씨에게 전화를 걸어 17초 37초 가량 전화 통화를 나눴다.

녹음파일에는 고발장을 두고 검찰과 김 의원이 모종의 교감을 나눈 것으로 의심되는 발언들이 다수 등장한다. 김 의원은 지난해 4월3일 오전에 이뤄진 조씨와의 1차 통화에서 “고발장 초안을 아마 저희가 만들어서 일단 보내 드릴게요”라고 말했다. 당시 김 의원은 검찰을 그만두고 갓 정치권에 입문해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소속으로 송파갑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상태였다. 미래통합당 당직자인 조씨와의 대화에서 “저희”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면 당이 아닌 다른 세력과 함께 고발장을 작성했다는 얘기가 된다.

이어 김 의원은 “고발장을 남부지검에 내랍니다. 남부 아니면 그거 조금 위험하대요”라고 말했다. 친정부 성향의 지휘부가 있는 서울중앙지검 대신 서울남부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스스로가 검찰 출신인 김 의원이 자신보다 검찰 내부 사정에 밝은 누군가의 말을 조씨에게 전달한 것이다.

김 의원은 고발장 전달 직후인 오후 4시25분에도 조씨에게 전화를 걸어 고발장 접수 방식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김 의원이 조씨에게 텔레그램으로 보낸 고발장 사진 파일 상단에는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의 이름이 표시돼 있다.

김 의원은 “‘우리가 좀 어느 정도 초안을 잡아 봤다’ 이렇게 하시면서 이 정도 보내고 나면 검찰에서 알아서 수사해준다, 이러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전 통화와 달리 고발장을 대검찰청에 접수하라고 했다. 그는 “방문할 거면 공공범죄수사부장, 옛날 공안부장이죠. 그 사람 방문을 하는 거로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아요”라며 “고발장은 가신다 그러면 그쪽에다 얘기해 놓을게요”라고 했다.

녹음파일에는 고발장이 검찰과 연계됐다는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김 의원이 각별히 신경을 쓴 정황도 담겼다. 그는 “요 고발장, 요건 관련해서 저는 쏙 빠져야 돼.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되는 거에요”라고 말했다. 조씨가 “그건 또 그렇게 되는 건가요?”라고 재차 묻자, 김 의원은 “저는 그렇게 되는 것이고, 차라리 그거하고 전혀 다른 이미지를 가야죠”라고 답했다. 이어 “예를 들면 지금 언론 장악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을 동원해서 가는게 더 낫겠죠. 검찰 색을 안 띠고”라고 덧붙였다. “적당한 수순이 나가게 너무 표나게 하면 안되니까”라고도 했다. 문제의 고발장은 ‘검언유착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을 언론이 보도하고 범여권 정치인들이 활용해 윤 전 총장과 부인 김건희씨,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발장을 접수하는 상황도 세밀히 묘사했다. 김 의원은 “(검찰은) 받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받는 것처럼 하고 이쪽(미래통합당)에서 항의도 좀 하시고. 뭐 이거 왜 이런거 있으면 검찰이 먼저 인지수사 안하고 왜 이러느냐, 막 이런식으로 항의하고 그러면 좋죠”라고 했다. 이 역시 고발장이 검찰과 무관함을 보여주기 위한 연출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의원은 검언유착 의혹을 두고 “제2의 울산 사건”이라며 “MBC를 이용해서 제대로 확인도 안해보고 일단 프레임 만들어 놓고 이걸 그냥 윤석열 죽이기 쪽으로 이렇게 갔다. 얘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고 했다. 검언유착 의혹은 채널A 이동재 전 기자가 검찰 관계자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감옥에 있는 취재원에게 범여권 정치인의 비위를 폭로할 것을 종용했다는 내용이다. 고발장이 전달되기 나흘 전인 3월31일 MBC가 이 의혹을 보도했다. 의혹에 등장하는 검찰 관계자로는 한동훈 검사장이 지목됐다.

김 의원은 “그 목소리는 이동재하고 한동훈하고 통화한게 아니고 이동재가 한동훈인 것처럼 다른 사람을 가장을 해서 녹음을 한 것”이라며 “그거를 아마 오늘 밝힐 것 같고. 오늘 이거 아마 이동재가 이제 양심선언하면 바로 이걸 키워서 하면 좋을 거 같은데요”라고 했다. 당시는 공개되지 않았던 검언유착 의혹에 대한 이 전 기자 대응 전략을 김 의원이 모종의 경로를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앞서 김 의원과 조씨의 녹음파일을 복구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고발장 전달 과정에 손준성 전 수사정보정책관이 관여한 사실을 확인하고 배후 및 공모 여부와 문제의 고발장이 국민의힘에서 어떻게 유통됐는지를 수사 중이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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