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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옷장 속엔 100만원 봉투…AZ 맞고 이틀 뒤 숨진 어머니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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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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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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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어머니가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이틀 뒤 숨졌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아들의 국민청원이 공개됐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백신 접종 후 돌아가신 어머니의 마지막 선물'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충북에 거주한다는 청원인 A씨는 "73세 어머니가 AZ 백신을 접종받고 이틀 뒤에 사망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그의 어머니 B씨는 지난 5월31일 AZ 백신을 접종받았다. B씨는 이틀 뒤인 6월2일 오후 4시쯤 손녀를 데리러 가기 위해 어린이집으로 향하던 중 갑자기 길거리에서 쓰러졌다. 이를 본 행인들이 심폐소생술을 하며 119에 신고했지만, B씨는 병원에 도착한 지 2시간 만에 끝내 숨졌다.

당시 상황에 대해 A씨는 "의사는 어머니의 사망원인이 뇌출혈(지주막하)이라고 했다"며 "시간의 개연성을 볼 때 백신 때문에 숨진 걸로 추측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머니는 백신 맞기 전에는 혼자 밭에 가서 파와 상추도 심고, 손주들을 보살펴 주실 정도로 건강하던 분이었다"며 "너무 분하다. 어머니가 백신을 맞지 않으셨다면 이틀 후에 돌아가셨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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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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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장례식장에 찾아온 어머니의 지인으로부터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어머니가 생전에 지인에게 "만약 내가 백신 맞고 잘못되면 집에 100만원을 숨겨놨으니, 아들에게 그 말을 꼭 전해달라"는 말을 건넸다는 것이다.

A씨는 "그 말이 어머니의 유언이 될 지는 몰랐다. 한 달에 한 번씩 어머니께 용돈으로 10만원씩 드렸던 것"이라며 "옷장 속에서 돈 봉투를 발견하고 가족들은 울음바다가 됐다. 옷 한 벌 사지 않고 손주들 간식 사주고 남은 돈을 조금씩 모아놓으셨더라. 그 돈은 도저히 쓸 수 없어서 아직 보관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내는 직장은 그만두고 살림과 3살 딸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며 "딸은 엄마보다 할머니를 찾는다. 국가와 주변 사람, 손주를 위해 백신을 접종한 어머니는 한 줌의 재가 돼 돌아가셨다. 어머니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고 저처럼 고통받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이상 반응을 호소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백신 접종 사망자 유족들은 현재 모임을 결성해 정부 측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7일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들은 "많은 사람이 백신 맞고 사망하는데 어떻게 연관성이 없다고 하냐", "백신 접종을 주도한 기관이 인과성을 평가하는 것은 공정성에 어긋난다", "백신 맞고 중환자실에 입원한 어머니를 이상 반응 사례로 인정해달라" 등 대응을 촉구했다.

이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정부를 믿고 백신 접종에 참여했는데, 많이 힘드실 거라 생각한다"며 "인과성에 대한 과학적이거나 의학적인 판단을 수용하기 굉장히 어려울 것 같다. 앞으로 가능성을 더 열고 근거들을 정리하면서 인과성 범위에 대한 부분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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