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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美·英·日 수월성교육으로 엘리트 양성···한국만 '평등·포용성' 외치며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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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대 오른 교육 평준화 정책-선진국 사례 보니

美 명문대 보낸 高 90%가 프렙스쿨

英 이튼칼리지 등 사립 운영권 보장

日 평준화 부작용 이후 학군제 폐지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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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이튼칼리지, 미국 프렙스쿨. 대표적인 해외 명문 사립고와 엘리트 교육기관이다. 해외에서도 고교 평준화를 둘러싼 논쟁은 진행 중이지만 수월성 교육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은 수월성 교육 비중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반면 한국은 현 정부 들어 유독 평등·포용성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국제사회 흐름에 역주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은 평준화 정책의 부작용을 인식하고 2000년대 들어 수월성 교육을 점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일본은 고교 서열화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지난 1960년대부터 한국의 고교 평준화 정책과 비슷한 학군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명문 공립고를 선택할 수 없게 된 우수 학생들이 학군제가 적용되지 않는 유명 사립고로 몰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과도한 입시 경쟁을 지양한다며 2002년 시행한 ‘유토리(여유)’ 교육은 학력 저하까지 부채질했다. 일본 문부성은 뒤늦게 2003년 모든 공립학교에 적용했던 학군제를 폐지하고 유토리 교육을 2009년 중단하는 등 수월성 강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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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도 한국의 자사고 격인 사립 고교의 운영권을 최대한 보장한다. ‘이튼칼리지(college)’ ‘윈체스터칼리지’ ‘해로스쿨’이 대표적이다. 이들 학교는 학생 선발, 교육과정, 교사 채용에 있어 자율성을 보장받으며 민간 기업처럼 자기 책임 아래 운영된다. 사립고 학생의 명문대 진학률이 공립고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지만 우리나라처럼 폐지론을 거론하지 않는다. 사립고 시스템을 인정하면서 공립고 학생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사립고·공립고’ 체제가 모두 균형 있게 뿌리내리도록 한 게 특징이다.

미국에는 ‘프렙스쿨(prep school)’이 있다. 대학 입시 준비 학교의 준말로 주로 소수의 고소득층 자녀들이 다니는 엘리트 교육기관이다. 프렙스쿨 학생들은 주로 아이비리그(미 북동부 명문 대학 8곳) 소속 대학 입학을 준비한다. 아이비리그로 많은 학생을 보내는 고등학교 100위권 가운데 90여 곳이 사립 및 프렙스쿨이다. 미국 내에서도 종종 소수를 위한 엘리트 교육이 정당한지에 대해 문제가 제기된다. 하지만 교육 선택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수월성 교육에 대한 문제점이 있다면 고치면 되는데 무조건 평준화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이 문제”라며 “해외 사례를 참고해 수월성 교육의 장점을 살리면서 공교육도 강화하는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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