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철거돼 실제 조건 비교 쉽지 않을 듯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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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운(54)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 딸이 어머니로부터 경기도 성남시 재개발 예정지 땅을 사들이면서 지불한 가격이 당시 주변 실거래가보다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수억원까지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가격에는 여러 변수가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오 후보자가 조세법 전문가이기도 한 만큼 인사청문 과정에서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오 후보자 측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소상히 해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가 2일 토지·건물 거래 플랫폼 '밸류맵'을 통해 2019∼2020년 성남시 수정구 산성동에서 거래된 단독·다가구 주택의 매매 실거래가를 검색해본 결과, 오 후보자 딸 오모씨가 산 부동산과 같은 토지 면적인 18평형대(60∼62㎡) 매물은 대부분 5억∼8억6천만원 수준에서 거래됐다.
오씨는 2020년 8월25일 어머니 김모 씨가 갖고 있던 산성동 토지 60.5㎡와 건물을 4억2천만원에 사들였는데, 당시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최대 4억원 넘게 차이가 나는 것이다.
토지 단가를 기준으로 당시 실거래가를 분석해봐도 오씨 부동산은 3.3㎡당 2천200만원 수준으로, 3천만원 안팎으로 형성된 주변 시세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특히 오씨가 어머니에게 해당 부동산을 매입한 시점은 성남시가 산성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관리처분계획을 인가·고시하기 불과 2주 전으로, 재개발 기대가 상당히 높아져 있던 점을 고려하면 특수관계인 간 거래를 통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양도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부동산업계 “적정 시세 6억~7억원”
복수의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당시 비슷한 조건의 매물 매매가와 비교해 오씨 부동산의 적정 시세를 6억∼7억원이라고 봤다.
오씨 부동산의 감정평가액은 약 3억원 수준이고, 59㎡ 타입을 배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씨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분담금은 1억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당시 산성동 재개발 매물을 다뤘던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오씨와 같은 가격대의 감정평가를 받고 59㎡ 타입 입주권을 받은 주택의 2020년 7월 매매가는 약 7억원 수준이었다.
다만 주택 면적이 비슷한 매물이라도 위치, 층수, 지하실의 주택용도 인정 여부 등에 따라 실제 매매 가격은 달라질 수 있어 '저가 양도'를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당시 건물들은 모두 철거돼 현재는 조건을 비교하기 어렵다.
◆“4억원 초반대 가격? 아주 이해 못할 수준 아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오씨 부동산 적정가와 관련해 지하층이 주거용으로 인정되지 않고, 역과의 위치 면에서 아주 좋은 조건은 아니었다며 "가족 간 거래를 고려하면 4억원 초반대 가격이 아주 이해 못 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했다.
오 후보자 측이 딸에게 실제로 시세보다 낮게 팔았다고 하더라도 법적으로 문제 삼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다만 적정 시세가 얼마였느냐에 따라 부정거래의 일종인 '부당행위계산 부인'에는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소득세법은 특수관계인에게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자산을 양도한 경우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줄인 것으로 보고 세법에 정한 방법으로 과세하도록 한다.
부당행위계산 부인 기준은 시가와 거래가액의 차액이 3억원 이상이거나 시가의 100분의 5에 상당하는 금액 이상인 경우다.
◆오동운 “구체적 내용,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성실히 답변”
만약 오씨 부동산 적정 시세가 6억원이었다고 가정하면 시가와 거래가액의 차이가 1억8천만원인 만큼 시가의 5%인 3천만원을 넘어 추가 세 부담이 필요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부동산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동일 시점에 유사한 부동산 거래 사례를 확인해서 공정시장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산 게 확인이 된다면 부당행위계산 부인에 의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규모 자체가 작아서 상례를 크게 벗어난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시세의 5% 이상' 조건에 해당할 수 있어 (오 후보자 측이) 양도소득세와 증여세를 더 내야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오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성남 부동산 매매와 관련한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국회와 인사청문회에서 성실히 답변드리겠다"고만 답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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