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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윤석열 “권한 위임 측면에서 배울점 있어"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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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 “5·18, 군사 쿠데타 잘못됐다고 말했다” 해명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9일 “우리가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광주 민주화운동)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그런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 그거는 호남 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전씨는 쿠데타로 집권했고, 임기 내내 시민학살과 인권유린을 했으며, 지금까지 추징금을 내지 않고 있다. 이런 전씨의 집권기를 옹호한 윤 전 총장을 두고 역사관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를 막론하고 “석고대죄하라”, “헌법정신 망각이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윤 전 총장은 “제가 얘기한 걸 다 앞뒤 빼고 (비판을)하는데, 정치 전반적으로 (전씨가) 다 잘한 게 아니다”라며 “권한 위임 측면에서 배울점이 있다는 건 전문가도 하는 이야기”라고 해명했다.



경향신문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9일 창원 의창구 경남도당에서 열린 ‘경남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 후 팔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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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두환 정치 잘했다…호남 분들도 그런 얘기해”

윤 전 총장은 이날 부산 해운대을 당원협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두환씨가 정치를 잘했다)그거는 호남 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 왜 그러냐면 (전문가에게) 맡긴 거다. 군에 있으면서 조직 관리를 해봤기 때문”이라며 전씨 옹호 발언을 내놨다. 윤 전 총장은 “경제는 돌아가신 김재익(전 경제수석)에게 (맡겼다)”며 “그랬기 때문에 그 당시에 3저현상이 있었다고 하지만 잘 돌아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또 “국정은 해보면 어렵다. 경제 전문가라 해도 경제가 여러 분야 있어서 다 모른다”며 “최고 고수들, 사심 없는 분들을 내세워야 국민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 권력, 정치 권력 수사하면서 저도 일반 국민 못지않게 익혔지만 조금 아는 것 갖고 다 할 수는 없다”면서 “최고 전문가를 뽑아서 임명하고 시스템 관리하면서 대통령으로 국민과 소통하고 챙길 어젠다만 챙길 것이다. 법과 상식이 짓밟힌 이것만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의 전씨 옹호 발언은 대통령으로서 국정운영을 잘 하기 위해선 각 분야 전문가에게 세부 업무를 위임하고 대통령은 전체 시스템 관리를 잘하면 된다는 주장을 하던 중 나왔다. 검사로서만 26년을 지내온 만큼 경제·정치 등의 국정운영에는 미숙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을 방어하는 취지에서 한 발언으로 이해된다.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씨는 헌법을 유린한 독재자로 민주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했다. 5·18 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외에도 많은 과오를 남겼다. 삼청교육대를 운영해 인권유린을 했다. 학림사건, 부림사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등도 모두 전두환 정권에서 벌어진 일이다. 25년째 약 966억원의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아 국민 감정도 좋지 않다. 특히 윤 전 총장이 이날 “법과 상식이 짓밟힌 이것만 바로 잡겠다”고 발언했으나 정작 전씨는 집권 과정부터 임기 내, 그리고 임기 후까지 법과 상식을 짓밟은 인물로 평가된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윤 전 총장 발언의) 방점이 12·12 사태와 5·18 민주화운동 관련해서는 잘못은 확실히 있다고 전제하고 말한 것”이라며 “전두환 관련해서 찬양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캠프의 호남 출신 인사는 “그럴 리가 없다”고 당혹해 했다.

■여야 모두 총공세…“석고대죄, 사과하라”

윤 전 총장의 발언을 두고 여야 모두 총공세를 펼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광주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고 진상규명조차 완전히 되지 않았다. 집단학살범도 집단학살 빼면 좋은 사람이라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며 “광주영령과 호남인 능멸에 대해 지금 즉시 석고대죄하라”고 적었다.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제 전두환 전 대통령까지 찬양하는 윤 전 총장의 수준 낮은 역사인식과 반복되는 참담한 발언에 국민들은 지쳐간다”며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논평을 내고 “윤석열 후보는 광주묘역 비석을 닦는 시늉을 하기 전에 본인의 정신부터 세척하기 바란다”면서 “군사 쿠데타로 헌법을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며, 광주시민을 학살했던 40년 전 독재정치를 롤모델로 삼고 싶은가 보다”라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내 경쟁주자와 캠프도 비판을 쏟아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SNS에 “군사 쿠테타와 5·18(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말고 잘못한 것이 없다는 윤 후보의 인식은 공정과 정의를 위협하였을 뿐만 아니라 헌법정신을 망각한 것”이라며 윤 전 총장 사과를 촉구했다. 홍준표 의원 캠프의 여명 대변인은 기자와 통화하면서 “광주 가셔서 비석 닦는 퍼포먼스는 왜 한 건지 모르겠다”며 “그간 5·18 묘지 찾아간 국민의힘 진정성이 함께 의심 받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 캠프의 권성주 대변인은 ‘벌망(입만 벌리면 망언) 윤석열 후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자신의 실력 부족을 덮기 위해서이든, 당 후보가 되기 위한 극단적 우클릭이든, ‘호남분들’ 까지 들먹이며 전두환 독재정권을 옹호한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논란이 된 이후에 권한 위임 측면에서 배울 점이 있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경남도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두환 집권 7년간 그분이 잘못한 것 많다. 그러나 다 잘못한 건 아니지 않느냐”면서 “권한의 위임이라는 측면에서 그 후 대통령도 배울점이 있다는 건 전문가도 다 하는 이야기다. 그리고 호남분들 중에도 그런 말 하는 분이 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런 내용의 문자를 보내준 호남출신 정치인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제가 5·18(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군사 쿠데타는 잘못됐다고 분명히 말했다”며 “그걸 갖고 논란이 된다는 것 자체가 말만 하면 앞에 때고 뒤에 떼고 (비판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봉·박홍두·조문희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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