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野 '대장동 포격'에 여유만만…큰 소리로 웃고 호통까지

[국감현장] 野 "이재명의 말, 덫이 될 것"…李 "국힘이 덫 빠지지 않을지"

'마피아 연루설'엔 수차례 실소…"학예회냐" "국회의원 면책특권 제한해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8일 수원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10.18/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권구용 기자,김유승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8일 '대장동 게이트 국정감사'를 방불케 하는 국민의힘의 집중공세에 여유만만한 태도로 일관했다. 그는 '범죄조직 연루설'을 캐묻는 야당 질의에는 실소(失笑)를 터뜨리거나 "이러니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제한해야 하는 것"이라며 호통을 쳤다.

야당의 거당적 압박공세에 이 지사가 진땀을 흘릴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정반대의 전개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저격수'로 불리는 당내 의원들을 대거 투입해 송곳 감사를 벼렀지만, 이 지사는 민주당의 엄호사격을 받으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저는 대장동 사업을 설계했지, '대장동 게이트'를 설계한 것이 아니다"라며 개발특혜 의혹을 둘러싼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를 정면으로 맞받아치거나, 국정감사장에서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리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급기야 국민의힘 의원석을 향해 "학예회를 하는 것도 아니고", "이런 것이 바로 구태"라며 질책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이 지사에게 "(야당이) 지사님의 많은 말씀을 가만히 두고 보는 것은 그것이 지사님에게 덫이고, 늪이 될 것"이라며 "(이재명) 캠프에서 만든 대장동 질의응답(Q&A)을 토대로 81쪽짜리 (반박)자료를 만들었다. 이걸 언론에 제가 뿌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덫을 치셨다니 피해 보도록 할 텐데, 아마 국민의힘이 그 덫에 빠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그는 "(국민의힘에서) 자료를 만들었다니 기회 되면 보겠다"며 "오늘 국정감사에 응하길 잘했느냐 물어보셨는데, 저는 부정하거나 질문이 곤란해서 답 못할 것이 하나도 없어서 안 해도 될 국정감사에 일부러 응한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 "경찰과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 필요 없이 계좌추적 조회를 동의하겠다. 얼마든지 해보시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 지사가 2018~2019년 공직자 재산공개 목록에서 채무 5억500만원을 누락했다며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집중 질의하면서 "만일 무료로 변론했다면 청탁금지법에 위반된다"고 했다.

또 김 의원은 "최근 깨어있는시민연대가 제3자 뇌물 혐의로 (이 지사를) 고발한 상황"이라며 "모 변호사가 이 지사와 사모를 위해 변호하고 제3자 기업으로부터 대가 약속 내지는 지원을 받았다는 취지"라고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0.18/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이에 이 지사는 "저는 6개월간 10통씩 계좌조회 했다는 통보를 받는다"며 "경찰, 검찰 압수수색 필요 없이 계좌추적 조회를 다 동의하겠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드리겠다"고 했다.

'제3자 뇌물 혐의' 의혹에 대해서도 "재판에 관여한 분들 법무법인이 10개나 되는데, 그중에서 검찰 출신 변호사가 재판에 무슨 영향이 있겠다고 23억원이나 주겠나"며 "정치적으로 주장하고 혹시나 그럴지 모른다는 의심을 사게 하려는 것이 구태가 아닌가. 자중해달라"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국민의힘이 자신이 국제마피아 조직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의혹을 질의하자 어이없다는 듯 수차례 큰 웃음을 터뜨렸다가 야당의 거센 반발을 받기도 했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폭력 조직 '성남 국제마피아파'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 지사에게 현금 수억원을 제공하고 선거를 지원하는 등 유착 관계라고 주장했다. 근거로 이 지사가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핵심 조직원으로 알려진 박철민씨 등과 찍은 사진과 돈다발 사진 등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수원 구치소에 수감된 국제마피아파 행동대원이자, 코마트레이드 대표인 박철민과 변호인 접견을 했다"며 "이 지사와의 관계는 2007년 이전부터 국제마피아 원로 선배와 변호사 시절부터 유착 관계가 있었고, 국제 조직원에 사건을 소개받고 커미션을 주는 관계"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여러 차례 "허허허" 크게 웃었다. 그는 "일방적으로 (야당이) 주장한다고 진실이 되진 않는다"며 "여하튼 내용이 재밌는데, 현금으로 준 것도 있다는 것으로 봐서 나머지는 수표로 줬다는 것인데 쉽게 확인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래서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제한해야 한다. 명백한 허위사실을 국민들 앞에 보여주고,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가지고 이런 식으로 음해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방적으로 주장한다고 진실이 되진 않는다"면서 "허위사실로 명예훼손하고 선거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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