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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길 오른 남욱, 주춤하는 대장동 수사의 ‘귀인’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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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남욱 변호사가 16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국제공항 톰 브래들리 터미널에서 한국행 비행기 탑승수속을 위해 이동하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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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의 핵심 인물로 미국에 체류 중이던 남욱 변호사가 18일 귀국한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구속영장 기각 후 주춤한 검찰 수사가 남 변호사 귀국으로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천화동인 4호의 소유주인 남 변호사는 이날 오전 5시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남 변호사가 입국 후 검찰에 자진 출두할 가능성도 있지만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이 체포영장을 통해 즉시 신병을 확보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지난달 중순 대장동 개발 사업에 관한 의혹이 제기되자 미국으로 떠난 남 변호사는 최근 국내 대형 로펌을 선임하며 검찰 조사에 대비해 왔다.

■대장동 전모 풀어줄 ‘열쇠’ 귀국

검찰 수사도 전환점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남 변호사는 정영학 회계사, 김만배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핵심 4인방으로 꼽힌다. 그는 수사의 단초가 된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한 정 회계사와 함께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을 추진한 ‘원년 멤버’다.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1~7호가 받은 전체 배당 수익 4040억원의 약 25%인 1007억원을 챙겼다. 민간사업자 중 김씨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지분으로, 대장동 사업의 시작과 끝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정치인·법조인·언론인·지방 의회 등에 대한 전방위 로비 의혹을 풀어줄 실마리를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검찰은 정 회계사의 녹취록을 근거로 김만배씨를 구속해 700억원 약정설, 350억원 로비 의혹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려 했다. 하지만 김씨가 구속을 피하면서 녹취록의 신빙성도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로비 의혹에 대한 남 변호사의 진술은 정 회계사 녹취록의 신빙성에 무게를 더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미국 체류 중 JTBC 인터뷰에서 “50억원씩 7명에게 350억원을 주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김씨에게) 직접 들었다”고 했다. 검찰은 남 변호사 조사 내용을 검토해 김씨의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론 낼 방침이다.

녹취록 속 ‘50억 클럽’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도 가까운 사이다. 남 변호사는 2014년 대한변협회장 선거 때 후보로 나선 박 전 특검을 도왔고, 그해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로비 의혹으로 검·경 수사를 받게되자 박 전 특검이 그를 변호했다. 김만배씨는 박 전 특검 인척이 운영하는 분양대행사 A사에 109억원을 전달했는데, A사는 이 돈을 건설업체 B사에 건넸다. 지난해 B사와 남 변호사는 같은 날, 같은 회사에 수십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녹취록에 없는 자금 이동 경로 등이 남 변호사를 통해 확인될 가능성도 있다.

오는 20일 구속 기한이 만료되는 유 전 본부장의 기소를 위해서도 남 변호사의 진술이 필요하다. 유 전 본부장은 김만배씨로부터 5억원, 위례신도시 민간사업자 정재창씨로부터 3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5억원 중 수표 4억원이 유 전 본부장이 아니라 남 변호사에게 사무실 운영자금으로 전달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과 사업 방식이 동일한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에도 핵심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관 합작 사업 설계 과정 전반에 대해서도 조사가 가능하다.

■‘4인방’ 진실공방 우려도…물증 확보해야

그러나 검찰이 추가로 물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수사가 공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남 변호사가 다른 ‘대장동 4인방’과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사실 관계를 재구성해 진술할 경우 진실공방만 첨예해질 가능성이 있다. 녹취록을 둘러싸고 정 회계사와 김씨가 벌인 공방과 닮은 꼴이 여기저기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남 변호사는 16일(현지시간) 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톰브래들리 국제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탑승수속을 진행하며 만난 국내 취재진에 “모든 것은 들어가서 검찰에서 소상하게 말씀드리겠다”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남 변호사는 최근 언론을 통해 “(6개월 동안 구속된) 2015년 이후 이 사업에서 완전히 배제됐다”며 문제가 되고 있는 현재의 대장동 사업 관련 의혹은 본인과 무관한 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김씨 측은 “남 변호사가 2015년 이후에도 사업에 참여했다. 1000억원을 받고 사업배제가 말이 되느냐”며 반박하는 상황이다.

검찰 수사에 협력하고 있는 정 회계사의 진술과 남 변호사의 주장이 엇갈리는 대목도 있다. 정 회계사는 4인방의 이익 배분 약정이 2014년에 이뤄졌다는 입장인 반면, 남 변호사는 2019년에야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가 한 달 이상 충분히 수사에 대비하고 귀국하는 데다, 주거지도 미국에 있는 만큼 유의미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검찰은 4인방 간 대질조사를 통해 진위 확인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검찰 수사가 삐걱거리면서 수사팀 안팎에서는 외압설·내분설이 한꺼번에 제기되는 등 검찰의 수사 의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 수사팀의 성남시청 압수수색을 두고는 ‘검찰 윗선이 압수수색 시점을 의도적으로 늦춘 것 아니냐’는 의심 어린 시선이 있다. 수사팀 소속의 한 부부장 검사가 지휘부와의 이견으로 수사팀에서 배제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이에 대해 “수사팀이 당초 성남시청도 포함된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준비하였다거나, 지검장 등의 지시로 제외되었다는 것은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며 “해당 부부장 검사는 담당하던 주요 수사 사건의 처리를 겸하게 된 것일 뿐 전담수사팀에서 배제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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