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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르포]세계 최고의 '레이저 솔루션 플랫폼' 기업 꿈꾸는 레이저쎌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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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호서대에 2015년 둥지…반도체 후공정위한 '면광원' 연구·개발

현재 200㎜까지 구현해 칩 조립·열처리…NBOL 등 제품 글로벌社에

최재준 대표 "레이저는 우리가 세계 최고, 마음껏 레이저 다룰 수 있다"

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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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충남)=김승호 기자】KTX 천안아산역에서 자동차로 20여분 달리면 만날 수 있는 호서대학교 아산캠퍼스. 호서대는 일찍부터 기술인재 육성 뿐만 아니라 벤처·스타트업 창업의 요람으로 자리잡으며 학계·업계에선 정평이 나 있는 대학이다.

여기에 세계 최고의 '토탈 레이저 솔루션 플랫폼' 기업을 지향하는 스타트업 레이저쎌(Laserssel)이 자리잡고 있다.

2015년 설립한 회사니 스타트업이 맞다. 물론 레이저쎌이 처음 둥지를 튼 것도 호서대다. 본사와 제1연구센터는 이곳에, 제2연구센터는 경기 판교에 각각 자리잡고 있다.

"우리회사는 (레이저)장비를 만들어 팔지만 장비회사가 아니다. 레이저 솔루션 플랫폼 회사다." 레이저쎌 최재준 대표(사진)가 본격적인 회사 설명에 앞서 오해(?) 말라며 강조한 말이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레이저는 보이는 것은 선으로, 끝은 점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레이저쎌이 세계 최초로 구현한 레이저는 '점'(Spot)이 아닌 '면'(Area)이다. 그래서 레이저쎌의 레이저를 '면광원-에어리어레이저'라고 부른다.

"첨단반도체들은 갈수록 작아지고, 복잡하게 구성된다. 이때문에 0.1㎜ 수준의 기존 점광원 레이저로는 이들 첨단반도체 본딩(조립)과 열처리과정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가 개발한 것이 바로 '점'을 '면'으로 만든 면 레이저다. 적외선 파장대를 사용해 면 레이저를 쏘면 순간 300℃의 열이 발생하고, 이 빛을 받은 칩(소자)만 온도가 상승하고, 주변의 다른 칩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점으로 레이저를 조사할 때보다 면으로 하면 한번에, 더 넓은 면적을 조립하고 열처리할 수 있어 반도체 후공정의 생산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공대생인 최 대표가 문과생인 기자에게 최대한 쉽게 설명하기 위해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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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겹겹이 쌓인 넓은 면적의 반도체칩을 PCB기판에 붙일 때 가장 큰 관건이 바로 휘지 않고 고르게 달라붙도록 하는 것이다. 휠 경우 불량품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갈수록 완제품이 소형화돼 내부 부품도 얇아지기 때문에 '휨 문제'로 인한 불량품은 업계의 가장 큰 숙제이자 해결과제다.

최 대표는 "레이저쎌이 개발한 레이저 빔의 크기는 현재 2㎜에서 200㎜까지 다양한다. 물론 200㎜까지 전혀 휨 현상없이 칩을 본딩할 수 있다는 말이다. 현재 300㎜ 크기까지 개발하고 있다. 레이저를 통해 칩을 휘지 않게 붙이는 것이 중요한데 레이저셀이 전 세계 누구도 하지 못한 문제를 풀었다"고 설명했다.

물론 창업 초기 4년간은 보릿고개였다. 제품 개발과 검증 뿐만 아니라 수요 기업들에게 면 레이저의 우수성을 설명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연륜이 없는 신생 스타트업이라 더더욱 그랬다.

올해로 업력 7년째인 레이저쎌은 그동안 활발한 연구개발(R&D)을 통해 총 133건의 특허등록·출원을 끝냈다. 그러고보니 최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본사 5층 회의실 벽면엔 그동안 회사가 받은 특허증들이 빼곡하게 붙어 있다.

전체 인력 중 95%가 R&D 인력이고, 지난해 쓴 전체 비용 가운데 R&D 관련 지출(R&D 인력 인건비 포함)이 75%에 달하는 등 연구개발에 집중해 온 결과다. 카이스트(KAIST) 물리학박사 출신으로 이오테크닉스 CTO를 거치며 '레이저 전문가'로 불리는 김남성 부사장도 2017년부터 레이저쎌에 합류했다.

이같은 연구와 기술력을 통해 레이저쎌은 면광원 디바이스 'BSOM' 5개 타입, 30종과 레이저파워시스템 'NBOL' 3개 타입, 10종을 각각 생산해 이름을 대면 알만한 글로벌 반도체회사와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기업 등에 납품하고 있다. 레이저쎌의 장비를 거쳐 완성한 전기차배터리 역시 글로벌 유명 자동차 브랜드가 제조하는 전기차에 장착,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다.

본사 1층에 있는 제1연구센터에선 레이저쎌 직원들이 고출력레이저시스템인 NBOL 등을 제조하기 위해 저마다 분주한 모습이다.

최 대표는 기자에게 "가까운 곳에선 (장비를)눈으로만 보고 촬영은 멀리 떨어져서 해달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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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레이저쎌이 집중하고 있는 시장은 첨단반도체, 차세대디스플레이, 전기차배터리 분야다.

최 대표는 "차세대디스플레이 7100억원 등 2023년에 이들 3개 부문 레이저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1조45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글로벌 반도체시장은 전방산업의 견고한 성장으로 '슈퍼사이클'에 진입했고, 이에 따른 대면적 첨단반도체패키지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레이저 시장 역시 미래가 매우 밝다"고 전했다.

특히 '휨 없이 빠르게 잘 붙이는 게 핵심'인 반도체 후공정에서 현재 200㎜까지 가능한 면 레이저를 활용하면 1초만에 칩 접합이 가능해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품질을 유지하면서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등 장점이 많아 관련 분야 기업들이 레이저셀의 장비를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레이저에 관한한 우리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 레이저쎌은 레이저를 마음껏 다룰 수 있다고 자신한다."

레이저쎌은 내년 상반기엔 증권시장 상장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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