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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파산직전 헝다 사태로 소비·투자 위축 불가피…금융위기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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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경제포커스 ' 헝다그룹 사태가 중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이자 미상환 채권 이자 쌓이고 있는 헝다그룹, 파산 직전 위기

"투자심리 악화 및 단기적 시장 변동성 확대 불가피할 전망"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중국 2위 민영 부동산 개발사 헝다그룹(에버그란데)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감이 커짐에 따라 이 여파가 세계 경제에까지 미칠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고 공급망 체인 연계성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헝다그룹의 파산을 시작으로 금융시장 위기가 전이 될 가능성이 크고, 경기 침체로 악영향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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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그룹 로고(사진=AFP)


한국은행은 이에 17일 ‘해외경제포커스 논고:최근 해외경제 동향, 국제경제리뷰’를 발표하고 헝다그룹 사태가 중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발표했다.

헝다그룹의 채권이자 지급계획 발표 소식이 자난달 22일 전해지면서 시장불안은 다소 진정되었으나, 10월 들어서도 헝다그룹은 주식이 거래 정지(10월 4일 홍콩증시)되고 채권 이자를 상환하지 못하고 있다. 헝다그룹은 9월 지급 예정이었던 달러채 이자(8350만달러 9월 23일, 4750만달러 9월 29일)와 위안화채 이자(2억3200위안, 9.23일)를 미지급한 데 이어, 10월 중에도 달러채 이자(1억 4813만달러, 10월 12일)를 상환하지 못했다.

한은 측은 “헝다그룹 사태는 그간 부동산 부문에 크게 의존해온 중국의 성장모델의 취약성, 성장 과정에서 누증된 부동산 개발기업의 과잉부채, 그리고 정부의 규제 강화가 동시에 맞물려 초래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우선 그간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건설·인프라투자를 크게 확대함에 따라 경제성장률(GDP) 대비 부동산 관련 부문 비중이 꾸준히 상승해왔는데, 헝다그룹을 포함한 부동산 개발기업의 부채비율이 크게 상승한 가운데 분양시장 둔화로 이들 기업의 경영여건이 악화했다. 그간 건설·인프라 투자의 GDP 성장 기여율이 연평균(2008년~2020년)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난해부터 부동산 개발기업에 대한 신규차입 규제를 강화하는 등 이들 기업의 부채축소(디레버리징)을 유도해왔다.

중국 부동산 개발기업의 부채비율은 396.5%로 제조업의 108.0%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헝다그룹은 그중에서도 올해 상반기 기준 478.4%의 높은 부채율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들은 헝다그룹의 디폴트가 발생하더라도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헝다그룹의 디폴트 위기로 인한 투자심리 악화 및 단기적 시장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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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헝다그룹 사태는 주로 건설투자 부진, 소비 회복 지연 등을 통해 중국경제의 성장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 경제 내 부동산 관련 부문 비중이 높아 주택경기 둔화, 건설투자 부진으로 이어질 경우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해 부동산 시장 붕괴로 인한 경기 둔화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또 가계자산 중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59.1%)이 높아 주택시장 둔화는 가계 소비 회복세를 제약할 소지가 있다. 가계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기준 지방정부 재정수입의 약 46%를 토지사용권 판매수입에 의존하면서 정부 재정의 주요 재원인 토지사용권 판매수입이 줄어들 경우 재정여건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금융기관의 제한적 익스포져, 당국의 시장통제력을 감안하면 금융위기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정부 당국의 통제다. 무디스 등에 따르면 화룽자산관리공사 등의 사례와 유사하게 지방정부, 국유기업 등이 구조조정에 개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헝다 사태의 충격이 부동산업계 전반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유동성 지원을 늘리는 한편, 기존의 건설프로젝트도 계속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또 중국정부의 충분한 단기 부양여력, 선진국 경기회복에 따른 양호한 수출여건도 중국 성장에 대한 충격을 완화할 여지가 있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헝다그룹 사태와 같은 중국경제의 다양한 구조적 문제들(그림자금융, 기업부채, 생산성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현실화될 경우 세계 및 우리 경제에 실물충격을 줄 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불안까지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중국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꾸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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